2024.07.29 (월)

  • 구름많음동두천 26.8℃
  • 구름많음강릉 31.1℃
  • 구름많음서울 27.5℃
  • 맑음대전 27.2℃
  • 맑음대구 26.9℃
  • 맑음울산 27.8℃
  • 맑음광주 26.8℃
  • 맑음부산 27.3℃
  • 맑음고창 26.5℃
  • 맑음제주 27.8℃
  • 구름많음강화 26.3℃
  • 맑음보은 23.8℃
  • 맑음금산 26.5℃
  • 맑음강진군 25.6℃
  • 맑음경주시 28.5℃
  • 맑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역사 중심에 늘 학생들이 있었다… 민주시민 권리 보장해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게 듣는다

‘세계시민교육’에서 ‘야자폐지’, ‘예비대학’,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그리고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까지 학생 중심과 현장 중심을 위해, 또 교육환경의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오로지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경기혁신교육을 통해 교사와 모든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분주한 이재정 교육감이 경기교육은 물론 최근의 정치사회 전반에 대한 생각들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수능폐지론자’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아 ‘누리과정’ 해결과 ‘교육의 정상화’에도 24시간이 모자라다는 이재정 도교육감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오는 24일
전국시도교육감協 총회
現 시국 논의

꼬인 역사
풀지 않으면 재반복
역사교과서 폐기 돼야

교사·학부모·학생
“이게 나라냐” 외침에
막중한 책임 느껴


“총체적 난국을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 퇴진과 함께 이를 계기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재정 도교육감의 첫마디는 명쾌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17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거리로 나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지난 5일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에 참석했을 당시 주위에 질서 있게 학생들이 모여 결의문을 채택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집회하는 모습을 봤다”며 “학생들이 ‘이게 나라냐’라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과거와는 다름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치도, 학교에서도 있었던 교육자로서 연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를 외치는 학생들을 보면 부끄럽고, 힘들다는 이 교육감은 “얼마 전 100만 명이 모인 촛불집회 때도 수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을 보며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육감이 되기 위한 책임감도 느꼈다”며 “학생들의 외침을 당국은 물론 교육자들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오는 2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현 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앞서 지난달 22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도내 초·중·고교생 1천 명이 한자리에 모여 열린 교육 정책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학생들은 ‘정치 과목을 필수로 넣어 달라’, ‘교육감 선거 연령을 중학교 3학년인 만 15세로 낮춰달라’고 주장했다”며 “다시 한번 학생들의 민주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모두 고등학생들이 중심이었다. 4·19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눈에 선하다. 종로에 화물차와 버스가 시위대 손에 들어가 태극기를 달고 운전했다. 서울신문사가 불에 타기도 했다”며 “이를 모두 겪은 입장에서 현 정국을 보면 일제의 잔재들을 청산하지 못해 되풀이되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깊은 탄식을 쏟아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논의할 여지도 없이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며 “도대체 무슨 도덕성을 갖고 역사교과서를 가르치려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또 최근 평생을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현, 민족사 정립에 앞장섰던 임종국 선생을 기려 마련된 ‘임종국상’ 시상식에서 들었다는 ‘역사가 혼란스럽고 실타래가 꼬였다.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가위로 잘라낸다고 해서 정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꼬인 역사를 잘 풀어내지 않으면 다시 반복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역사바로세우기’도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4·19혁명 당시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일제를 청산하지 못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도 군사독재를 해결하지 못했고,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했다”며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모두 형식적인 민주화 구조를 만들었을 뿐이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쳤지만, 아직도 일제 잔재는 청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일의 역사가 모든 역사를 왜곡시키는 원인이다. 우리가 지금 쓰는 언어조차도 일제시대 명치유신에 의해 전승된 일본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느끼지도 못한 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역사가 아니다. 오염된 것을 걷어내지 않으면 그 역사가 깨끗해지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반드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친일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상징적으로 일본의 만행과 역사적 책임을 묻는 이야기다. 단순한 게 아니다”라며 “결국 국정 교과서라는 문제에도 과거의 역사에서 친일의 역사를 어떻게 책임있는 역사로 규명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이것을 규명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부끄러운 민족으로 남게 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 의혹과 공분을 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7시간과 관련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보고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특히 지금까지도 단 한 차례 사죄도, 해명도 없었다. 뭘 했느냐가 문제가 아닌 세월호 참사로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온 국민이 마음 졸이는 그 순간에 도대체 대통령이란 사람이 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을 만든 사람들’ 중 한명인 이재정 도교육감은 “그 시대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당시 노 대통령은 사람의 가치를 전면에 내걸고 나섰다”며 “이제 우리는 노무현 시대를 언급하기보다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역사를 새롭게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개인의 이익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나라를 다시 건설하는 과정 중 하나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담=최영재 사회부장 cyj@

/정리=이상훈기자 lsh@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