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혼 문제는 이제 특별한 어느 가정의 일이 아닐 만큼 흔한 일이 돼 버렸다. 부정적인 시선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가정 구성원들의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부모의 이혼으로 어린 아이가 겪을 정신적 고통은 더할 나위 없이 클 것이다.
‘강아지를 부탁해’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 성미의 ‘강아지 키우기 대작전’을 그린 동화다.
성미는 부모님의 갈등과 다툼 그리고 끝내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어왔다. 엄마 없이 낯선 환경에 놓인 성미에게 새로운 친구를 만나야 하는 학교생활이 스트레일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 새 학년이 되면서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한 성미는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는 학교는 물론이고 엄마가 없는 집에 정을 붙이기 힘들다.
마음 둘 곳 없는 성미는 새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에 앉아 있다 우연히 강아지 미니를 만나게 된다. 이웃인 구정옥 선생님이 키우는 미니는 유독 성미를 잘 따라 둘은 금세 친구가 된다.
책은 미니를 돌보며 강아지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느끼며 책임감을 배우는 성미의 모습을 통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알려준다.
이처럼 ‘강아지를 부탁해’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커다란 환경 변화를 겪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며, 어른들에게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며, 보다 깊이 이해하고, 더 관심 갖고 지켜볼 기회를 마련하게 해 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