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방교초등학교가 본관 화재로 인근 중학교 유휴교실에서 이동수업을 하다 방학에 들어갔지만 사고 발생 50여일이 가까워오도록 안전진단 검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피해건물 복구 방식조차 결정되지 않아 학교 정상화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데다 개학 직후 정상적인 학사 운영은 커녕 자칫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1회 졸업식과 3월 초로 잡힌 입학식도 인근 중학교 교실에서 해야 할 처지여서 대책이 시급하다.
30일 방교초교와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방교초교는 지난해 12월 16일 본관 왼쪽 급식실 건물에서 불이 나 4개 층 2천여㎡가 타 소방서 추산 9억여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0여분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병설 유치원 원생 35명과 학생 78명, 교직원 등이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본관 건물이 4개 층 모두 불에 탔고 다른 쪽 건물인 후관은 주로 내부가 그을리는 피해를 봤다.
학교 측은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다고 보고 건물피해가 모두 복구될 때까지 인근 방교중학교 유휴교실 9개(초등학교용 6개, 유치원용 3개)를 활용해 이동수업을 해왔다.
사고 당시 전교생은 100명이 채 안 됐지만, 겨울방학 동안 이사를 온 주민이 늘면서 전입생도 증가해 이달 말 현재 학생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교재 발생 이후 현재까지 피해건물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과 공기 질 검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거나 시작조차 이뤄지지 않아 학교 정상화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1차 안전진단은 지난 16∼19일 나흘간 이뤄졌고, 다음 달 초 1주일가량 학교건물에 대한 2차 안전진단이 이뤄질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안전진단 검사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따라 현 건물을 보강해 활용할지, 신축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안전진단 후 시설물 보강복구 조치와 별개로 교실 내 공기 질 검사도 해 후관 건물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나오면 이르면 새 학기부터 이곳에서 수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은 학생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불이 났던 건물에서의 수업 재개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방교초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A(34)씨는 “불이 난 건물이라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힘들어서 학부모와 주민들은 우선 개보수가 아닌 신축 교사를 원하고 있다”면서 “1차 안전진단에서 구획용 벽은 허물고 하중을 견디는 목적으로 설치한 내력벽은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정확한 것은 2차 진단을 거쳐 최종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방교중에서 공동 급식을 할지 외부업체 도시락을 이용할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방과 후 수업, 돌보미 교실도 제대로 운영될지 알 수 없어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교초교는 2월 2일 개학한 후 10일 졸업식 및 종업식을 하고 봄 방학에 들어간다. 새 학기는 3월 2일 시작한다./화성=최순철·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