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2 (일)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편견이 괴롭히는 병 '뇌전증' 항경련제로 조절을

대뇌 피질 이상 뇌파 증상 원인
정확한 진단·치료 결정 중요

 

■ 뇌전증

뇌전증은 신생아기에 주로 발생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는데 노년기에 접어들면 다시 급증하게 된다. 실제로 뇌전증의 발생률은 연간 10만명당 50~70명으로, 노년층의 뇌질환 중 치매, 뇌졸중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뇌전증 증상(발작)은 대뇌 피질의 이상 뇌파가 원인인데, 대부분의 뇌질환(뇌손상, 뇌혈관질환, 뇌종양, 뇌감염질환 등)이 뇌전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의 발생이 짧고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소실된 후 병원을 찾기에 뇌기능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환자의 증상 조절이 잘 될 수 있도록 정확한 진단과 치료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를 하다보면 뇌전증은 난치병이며 대부분 유전이고 지능 및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병원을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항경련제를 통해 환자의 70% 정도가 경련의 조절이 가능하다. 나머지 30%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도 수술적 치료 등을 통해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히 많다.

몇 년 전 알게 된 10대의 뇌전증 환자가 있었다. 경제적 여건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병원을 찾기 어려웠는데, 매일 경련 증상을 보이는 딸이 안쓰러웠던 아버지는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메일로 보냈고, 여러 차례 설득 끝에 딸의 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딸의 증상이 잘 조절되면서 간병 때문에 포기했던 직장도 구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던 기억이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뇌전증은 질환에 대한 걱정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에 대한 두려움까지 극복해야 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발생할 당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상을 당한 위험도 매우 크다. 하지만 두려움과 편견을 깨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면 뇌전증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뇌전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까지의 의학적 치료는 증상이 발생된 다음, 증상 조절을 위한 치료가 전부다. 하지만 뇌전증은 특정 뇌 손상 후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뇌가 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뇌전증으로 진행하는 뇌의 변화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면 뇌전증의 발생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도움말=임성철 성빈센트병원 신경과 교수>

/정리=민경화기자 mkh@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