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13일 오전 11시 헌재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며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 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행은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헌재는 재판관 회의를 열고 임명일 순으로 선임자인 김이수(64·연수원 9기) 재판관을 차기 소장 권한대행으로 호선할 계획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 권한대행의 후임으로 지명한 이선애(50·사법연수원 21기) 재판관이 임명될 때까지 헌재는 당분간 재판관 7인 체제로 운영된다./박국원기자 pkw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