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아닌 국내 굴지의 대기업 제품이 불량이라면 사용기간을 떠나서 교환이나 환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던 지난 19일 광명시에 살고 있는 김모(49·여)씨는 여름이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에어컨 고장으로 S전자서비스센터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가 지난 2012년쯤 구매한 문제의 에어컨은 S전자의 일명 ‘김연아 에이컨’이라 불리는 스마트에어컨.
1년에 몇번 사용하지도 않는 에어컨이 매번 오작동을 일으켜도 S전자를 신뢰했던 만큼 계속 수리해 가며 사용해 온 김씨는 에어컨을 수리하던 S전자서비스센터 직원의 말을 듣고 황당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
김씨가 200여만원을 들여 구매한 해당 제품이 수천여 명의 소비자가 오작동 등 각종 이유로 S전자에 환불을 요구했던 바로 그 제품이었기 때문으로, 당시 S전자는 스마트에어컨 구매 고객에게 공식 사과와 함께 오작동 에어컨 수만대에 대해 사전점검까지 실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김씨가 S전자서비스센터에 문의해 환불이나 교환 등을 요구했지만, S전자는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그럴싸한 광고로 팔아 먹을 땐 언제고, 오작동 사실은 슬그머니 넘어가려 한 것 아니냐”며 “5년이든 10년이든 기업을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문제가 있는 제품을 판매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게 대기업의 자질”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전자 관계자는 “당시 오작동 관련 공식사과와 점검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간이 오래된 만큼 교환이나 환불 가능 여부는 확인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11일 ‘S전자가 처음부터 문제가 있는 제품을 문제가 없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판매했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김홍민기자 wal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