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고양이에 열광하고 있다. 스타 고양이는 영화 계약을 맺고 좋은 일에 기부도 하며 할리우드의 신인 배우들을 트위터 팔로워로 거느린다.
스타 고양이를 빼닮은 인형이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선반을 채울 뿐 아니라 고양이가 주인이나 다름없는 캣카페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세계 여러도시에서 생겨나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인간이 고양이과 동물을 돌보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인간이 정착 생활을 하면서 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었고, 이때 오소리, 너구리, 고양이 등 소형 육식동물의 개체 수가 급증했다.
이 짐승들은 인간의 식량을 가로채거나 인간의 보호를 받으며 점차 인간 문명의 가장자리에 머물렀고 고양이는 스스로 가축화를 선택했다.
평생 고양이와 함께해온 애비게일 터커는 과학 저널리스트다.
그는 문득 자신이 기르는 이기적이고 식탐 많은 고양이 ‘치토스’에게 헌신하는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탐구를 시작했다.
‘거실의 사자’는 그 결과물을 담은 책이다.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왜 인간과 영역을 나눠 쓰기로 했을까?, 구하기 쉽지 않은 고기를 인간은 왜 고양이와 나눠 먹기로 했을까?,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는 의문투성이였고 터커는 이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검치호랑이 등 멸종된 고양잇과 동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라브레아 타르 피츠를 비롯해 스미소니언 산하 자연사 기관, 크로커다일레이크 국립야생보호구역, 미 국립보건원 실험실, 전국의 캣쇼, 미국 최대 길고양이 보호 협회 등을 찾아다니며 전문가들을 인터뷰했고, 새로운 고양이 품종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브리더(breeder)들, 셀럽 고양이 ‘릴법’의 보호자 등을 만났다.
터커는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오게 된 경위, 인간이 고양이에게 받는 것 없이 함께 사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고양이가 어떻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어째서 유독 고양이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