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정진 : 에코 - 바람으로부터’전 내일 개막
‘이정진 : 에코 - 바람으로부터’ 전시가 오는 8일부터 7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이정진은 사진에 매력을 느껴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뒤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그는 2011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프레데릭 브레너(Frederic Brenner)가 스테판 쇼어(Stephen Shore), 제프 월(Jeff Wall)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 12명을 초청한 ‘이스라엘 프로젝트’에 유일한 동양인으로 참여해 주목받기도 했다.
사진이라는 고정된 장르로 규정되지 않은 작업을 고민했던 이 작가는 작업 방식 및 인화 매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지를 발견했다.
이후 전통 한지에 붓으로 직접 감광 유제를 바르고 그 위에 인화하는 수공적인 아날로그 프린트 기법을 통해 매체와 이미지의 실험 및 물성과 질감을 탐구했으며 그 결과 재현성과 기록성, 복제성과 같은 사진의 일반화된 특성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미국의 사막’(1990~95), ‘무제’(1997~99), ‘파고다’(1998), ‘사물’(2003~07), ‘길 위에서’(2000~01),
‘바람’(2004~07) 등 작가가 1990년과 2007년 사이 2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11개의 아날로그 프린트 연작 중 대표작 70여 점을 선보인다.
사막의 소외된 풍경, 일렁이는 바다와 땅의 그림자, 석탑, 일상의 사물 등 작가의 감정이 투영된 대상과 이에 대한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기존에 알고있던 사진의 개념을 넘어선 풍경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별도의 액자 없이 한지 프린트 원본 그대로를 볼 수 있게 설치돼 아날로그 프린트 작품의 독특한 질감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작가가 한지에 인화하는 암실 작업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필름도 함께 공개된다.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물성과 질감, 수공적인 것에 깊이 천착하여 독특한 시각 언어를 창조해 낸 이정진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라며 “익숙한 것들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마주하며 내면의 울림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9일 오후 2시에는 작가를 비롯, 이번 전시의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한 빈터투어 사진미술관의 큐레이터 토마스 시리그(Thomas Seelig)와 함께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큐레이터 토크’가 진행된다. (문의: 02-2188-6000)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