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 미단시티에 추진했던 ‘랑룬 다이아몬드 시티 개발사업’이 수 차례의 계약 위반에 이어 토지계약금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되며 인천도시공사의 투자자 검증시스템이 도마위에 올랐다.

공사는 14일 “랑룬 측의 요청에 따라 납부시한을 지난 2일에서 13일까지로 연장해 줬지만 끝내 계약금을 내지 않아 현재 계약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밝혔다.

앞서 랑룬 측은 1조 원을 투자해 호텔·콘도·대형쇼핑시설 등 조성안을 제시했다.

공사는 지난 달 이 사업 부지를 랑룬국제랜드(유)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납부시한인 지난 13일까지 총 871억 원 중 계약금 5%인 43억 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랑룬 측은 공사와 지난 2014년 5월 토지매입 계약금을 내지 않아 8월 양해각서 해지, 지난 해 1월 투자이행협약를 맺었지만 불발된 후 또 다시 6개월 만에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 해의 경우 랑룬이 약 3천억 원 상당의 사업 부지 22만㎡를 매입해 추진하는 개발사업의 이행보증금으로 200만 달러(21억3천만 원)를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다가 8월 1일자로 MOA가 해지돼 공사에 몰취된 상태다.

이 상황에서 랑룬은 지난 해 12월 인천경제청과 ‘랑룬 다이아몬드 시티’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달 초 사업 부지 면적을 7만6천㎡로 줄여 공사와 토지매매를 재계약했다.

당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직접 나서 랑룬 그룹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중국과 호주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공사와 인천경제청이 투자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투자자 검증에 문제가 많아 실패를 되풀이한다고 지적했다.

공사 관계자는 “랑룬그룹이 지난 4년간 미단시티 개발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토지매매 계약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사 입장에선 미단시티 활성화라는 최우선 목표를 위해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미단시티는 공사가 인천 중구 운북동 일대 271만㎡에 조성 중인 도시로, 관광·레저·주거·상업이 어우러진 융합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인구는 1만3천여 명이고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사업이 진행 중이다.

미단시티에 현재 남아 있는 미매각용지는 74만6천㎡이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