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가 피어나는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기획한 ‘아파트 옆 인문학’이 오는 31일 시작해 7월 26일까지 9회에 걸쳐 진행된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선보이고 있는 아파트 옆 인문학은 올해 확대 운영하고자 상·하반기 각각 다른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오는 7월까지 이어지는 상반기 강연은 ‘현대미술, 인문학을 품다’를 주제로, 동시대 활발하게 활동중인 9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강연자로 나서 작품 이야기를 나눈다.
31일 강연의 문은 민정기 작가가 연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40년동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민정기 작가는 1980년 현실과 발언 동인그룹의 창립회원으로 활동했으며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에 동참하며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사회의 모습을 풍경화라는 소재를 가지고 풀어내고 있는 그는 실크로드, 금강산, 독도를 답사하며 현대적인 방식의 산수화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평화의 집 로비에 걸린 북한산을 그린 작가로 알려진 민정식은 31일 강연자로 나서 ‘현대판 진경산수’를 주제로 강의한다.
2강은 ‘현대미술에서 젠더를 문제화하기’ 강의로 진행된다. 남성역할을 맡은 국극 여성배우들을 조명한 ‘여성국극프로젝트’를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정은영 작가는 6월 7일 열리는 강연에서 현대미술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젠더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눈다.
미디어아트그룹 하이브는 창의적인 매체와 경험의 가치를 생산하는 뉴미디어 작가그룹으로, 기술과 예술, 실험과 실용의 접점에서 이를 융합하고 공간과 관객을 이어주는 매개체를 연구하고 창작한다. 하이브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한창민은 6월 14일 강연에서 ‘기술과 예술 사이의 적정예술’을 주제로 강의,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경계에 대해 그동안 실험했던 결과들을 공유한다.
다음달 21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주의 미술가인 윤석남 작가가 강연자로 나서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를 주제로 강연하다.
6월의 마지막 강연은 1천500만 마리의 흰개미 사회를 책에 이접시켜 책을 갉아먹으면서 길을 내고 집을 짓게하는 ‘Trans-Society’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던 강석호 작가의 ‘삶을 이야기하는 흰개미 1천500만 마리’ 강의가 이어진다.
인간의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세계의 궤적을 치밀하게 관찰하며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해 온 강석호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비롯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7월에도 3회에 걸친 강의가 이어진다.
도시 외 공간의 공통성에 대해 고민하고 도시의 기록되지 않는 역사들과 존재들을 다루고 있는 디자인 예술 콜렉티브 ‘리슨투더시티’의 박은선 작가는 5일 강연에서 ‘돈으로 재단할 수 없는 가치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12일과 19일에는 각각 안규철 작가의 ‘안보이는 사랑의 나라’, 문성식 작가의 ‘인간의 벌거벗은 감정을 담아내다’ 강의가 이어진다.
상반기 강연의 마지막은 송호준 작가의 강의로 꾸며진다.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호준은 2013년 카자흐스탄 발사기지에서 세계최초로 개인이 제작한 인공위성을 쏘아올려 주목받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방사능 보석’, ‘오픈 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 ‘100년에 한번 깜박이는 LED’ 등 극한기술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이날 ‘인공위성 프로젝트와 영웅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하며 흥미로운 작업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상반기 강연은 개인의 정체성과 여성으로서의 삶,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환경, 자본과 권력, 과거와 현재 등 작가들에게서 직접 듣는 현대미술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과 연결된 인문학적 관점으로서의 미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확장시켜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강연은 경기문화재단 1층 경기아트플랫폼-gap에서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1시간30분 간 이어지며 문화예술과 인문학에 관심있는 도민 및 문화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각 강연당 선착순 50명 내외로 모집하며 신청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나 전화(031-231-0857)를 통해 가능하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