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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모하비 사막

 

 

 

모하비 사막

                              /황경식



땅끝 저 너머 무엇이 있을까

입술 굳게 다문 지평선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길을

돌아갔다

금빛 징 깨어지듯 울려 퍼지고

어디선가 쓸쓸한 짐승들

엎디어 있으리라

추억의 길다란 혓바닥이 살구빛 침을 흘리고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

붉은 피 흘리며 익어 간다



그림자들 여기저기서 수런거리고

발목까지 어둠에 젖어 있는 길은

비틀거리며, 저 혼자 앞으로 나아가고

 

 

이곳이 아닌 저곳이 더 많이 궁금해질 때, 내가 서 있는 곳은 ‘사막’의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식물이 잘 자라기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밤에는 건조한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 나무는 말라가고 동물은 죽음으로 발견되는 곳, 내가 서 있는 곳은 ‘지평선’처럼 입을 닫고 쉬이 속내를 보여줄 것 같지 않아요.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 길을 /돌아’갑니다. 사막의 낯선 손님이 되어 사막에 소음을 내는 주체가 되어 말입니다. 간절히 간절히 원하는 일. 짐승들이 몸을 감추는 길을, 야생의 공포가 적막 속에 출렁이는 길을, 우리는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를 닮아가지만, 실은 막 밑을 흐르는 지하수를 닮아갑니다. 내가 아닌 당신이 더욱 궁금해질 때 나는 뜨거워지며 말라붙고 사라질까요. ‘발목까지 어둠에 젖어 있는 길’에 들어서면 ‘길은 /비틀거리며, 저 혼자 앞으로 나아’ 가네요. /박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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