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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서 만나는 ‘박수근의 이미지’

삽화와 판화 전시 18일부터 30일까지

20세기 한국 화가 가운데 가장 서민적이며 한국적이란 평을 받고 있는 박수근(1914~1965),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의정부에서 열린다. 18일부터 31일까지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박수근의 이미지전’(부제-박수근의 삽화와 판화전)이 그것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삽화와 판화를 집중 조명한다.
강원도 양구군과 양구군립인 ‘박수근 미술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진 이번 전시에는 100여점의 삽화와 판화, 스케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수근 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삽화첩’(기증 유홍준)과 한국미술기록보존소 소장의 ‘박수근 컽’과 같은 삽화첩, 그리고 그의 삽화가 실려 있는 ‘장업계’, ‘한국전력’ 등의 잡지, 박수근의 삽화와 스케치 작품들이다. 또 판화 8점과 판화원본 3점도 같이 전시된다.
◆박수근의 삽화 =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장업계’ ‘한국전력’ ‘교통’ 등의 잡지에 표지화와 삽화 등을 실었다. 각 잡지마다 시간을 달리해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박수근의 삽화가 실려 있다.
그러나 이들 잡지에 실었던 삽화 원본의 행적은 찾을 수가 없다. 이 잡지들이 사보 또는 협회보와 같은 성격을 지닌 것이라 삽화 원본을 보관하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작가 스스로 자신의 삽화가 실린 잡지를 오려 노트에 스크랩을 해둔 것이 남아있는데 박수근미술관 소장의 ‘박수근 삽화첩’에는 모두 111컷, 한국미술기록보존소가 소장한 ‘박수근 컽’(표제가 자필로 쓰여있다)에는 38컷의 삽화가 실려 있다.
삽화는 작가의 작품세계의 연장이며 또한 변화의 장이기도 하다. 주로 알려진 박수근의 작품들과는 다른 소재의 선택과 함께 자주 보여지는 프로따쥬기법에서는 그의 특유의 마띠에르가 겹쳐진다. 이번 박수근의 이미지전에서는 정형화된 박수근의 작품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관람료는 무료. (031)828-5841
◆화가 박수근 = 그의 삶과 예술은 ‘서민의 화가’라고 한마디로 요약된다. 1914년 강원도 양구 산골에서 태어난 박수근은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 밖에 다닐 수 없었다. 6?25 전쟁 중 월남한 그는 부두노동자,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 그려주는 일 따위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 힘들고 고단한 삶속에서도 그는 삶의 힘겨움을 탓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무던한 마음을 그렸다. 절구질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길가의 행상들, 아기를 업은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김장철 마른 가지의 고목들….
그는 예술에 대해 거의 언급한 일이 없었지만, 그의 부인 김복순 여사가 쓴 ‘아내의 일기’를 보면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은 곧 그의 예술의지가 돼 서민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냈다. 주관적 감정으로 파악한 서민 모습이 아니라 완전한 객체로서의 서민이다. 거기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존재론적 사실주의’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박 화백은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서민화가로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유화 ‘강변에서 빨래하는 여인’은 1996년 미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무려 31만달러(2억5천만원)에 팔려 나가기도 했다.
고향인 양구군은 1990년 10월 양구읍 비봉산기슭에 박수근화백 공원을 조성하고 동상을 건립, 박수근의 삶과 작품세계를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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