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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구두 통해 외모지상주의 풍자

각양각색의 여성 구두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로 대변되는 현대 여성들의 가치를 풍자하는 이색전시가 마련된다.
현재 조선대학교, 홍익대학교 출강중인 작가 '주효진의 개인전'이 그것으로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인천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여성의 외적 모습을 작품화해 '이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온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또 2004년 신세계갤러리 기획초대전 공모에 선정돼 갤러리측이 기획전으로 마련한 것.
먼저 작가는 백화점이나 명품매장에서 볼 수 있는 '샤넬'(CHANEL), '겐조'(KENZO) 등 유명 브랜드의 패션에서 응용, 변형시키거나 왜곡시킨 디자인의 여성구두를 보여준다. 그러나 멋스럽게 장식된 이 구두는 멋스럽게 장식된 액자 속에 넣어 갖고 싶지만 신을 수 없는 구두로 선보인다. 단지 구두 하나에서 시작되었을 뿐이지만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 속뜻은 자못 진지하다.
종이를 잇고 덧대어서 혹은 깨진 유리조각을 더덕더덕 붙여 구두를 만들거나 길이가 한 뼘도 넘는 콘크리트 못이 굽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아예 밑창이 없거나 앞 부리가 기형적으로 긴 형태를 하기도 하며, 멋스러움만 추구한 체 발 자체가 들어갈지도 의심스러운 구두도 있다.
이들 구두들은 갖고 싶은 대상으로서의 상징성을 대신해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신고 다니기에 부적합하거나 브랜드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다소 엽기적이고 기상천외한 발상의 구두들로 바라보는 이들을 당혹하게 한다.
작가는 이러한 구두들을 직접 만들어 이미지화해 액자에 넣어 보이면서 명품 브랜드로 대변되는 상류사회의 집단적인 우월감을 비판한다. 또 신고 다니기 힘들지만 유행과 명품이란 이유로 추구하고 뒤쫓는 수동적.소극적인 여성성 등 변형시킨 여성의 하이힐을 주로 부각시키면서 착용시의 불편함과 과장된 외형에 빗대어 억압당하고 현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한 단면을 들춰내기도 한다.
벽면의 한편을 주목시키는 또 하나의 작품은 커다랗게 전사된 여성 자신의 얼굴형태에 여러 가지 하이힐 사진으로 콜라주한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여성의 얼굴이지만 다가갈수록 인쇄물의 한 픽셀로 나타나는 각각의 하이힐은 이미 그 여성 자체를 이루고있는 한 부분으로 명품과 외모만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대변하듯 보여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장에는 설치와 영상 작품이 상영되는데, 천정에서부터 길게 내려와 퍼져있는 모양의 웨딩드레스를 들춰보게 되면 신기조차 힘든 구두로 망가졌을 우리 어머니들의 곱지 못한 발의 이미지들이 나타나게 된다.
발바닥의 굳은살, 하이힐로 형체가 추해진 새끼발가락, 까진 뒤꿈치 등은 결혼을 상징하는 웨딩드레스에 가려 숨겨져 있지만 들어올린 웨딩드레스 속에는 힘없이 참고 견디며 소외되어 온 우리사회의 기성 여성들을 대변하고 있다. (032)430-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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