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견에 물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맹견에 속하지 않는 개라도 공격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마개를 씌우고, 사람을 물었던 개는 경우에 따라 안락사 등의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찬반 논란이 불붙고 있다.
16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개에 물려 다친 사람은 모두 6천 883명으로 그동안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안전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지난 5월 수원에서는 8살 초등학생이 대형견인 맬러뮤트에 얼굴과 귀를 물려 봉합 수술을 받았고, 같은 달 광주에서 진돗개가 행인의 오른쪽 다리를 무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 4월에는 부산에서 크기 1m에 달하는 대형견이 30대 남성의 급소 부위를 물어 큰 수술을 받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사람을 문 개들은 모두 대형견이었지만 입마개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현행법상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다섯 종류의 맹견과 그 잡종들만 외출 시 의무적으로 입마개를 착용하고 다른 견종들은 착용의무가 없다.
이러한 규제에 대해 시민 한모(33)씨는 “맬러뮤트도 순한 견종으로 유명한데 이번 사고를 보면 순하다고 해서 사람을 안무는 것도 아니다”라며 “견종으로 공격성을 구분짓기보다 반려견 각각의 성향과 공격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김모(29)씨는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비반려인과의 갈등을 부추기고, 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강아지때 사회화 훈련만 잘돼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견주들에게 사회화 교육 의무를 갖게 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공격성 있는 개의 판별 기준, 사람을 문 개에 대한 처벌, 견주 의무 등에 대한 내용이 없어 이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라며 “사람을 문 개에 대해 중성화와 교육조치를 하고, 심한 경우 안락사 명령도 내릴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민아기자 p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