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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松시선]보길도, 孤山윤선도문학관에서

 

얼마전, 수원문인들과 완도 보길도와 청산도로 심포지엄과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보길도는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를 지은 윤선도가 정원을 꾸미고 살던 곳이다. 고산 윤선도(1587~1671년)는 가사문학의 효시로 국문학의 최고봉이다. 우선 윤선도문학관 행정책임자인 보길면사무소 이난용 총무팀장의 배려로 문학심포지엄을 성대하게 마쳤다. 향토사학자보다 더 많은 애착과 열정에 감탄했다. 완도군은 5만 명을 조금 넘는다. 필자가 사는 수원은 125만이다. 수원은 조선 22대 정조대왕의 문학사적인 도시다. 정조대왕의 홍재전서는 정조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시문집이다. 정조는 시인이자 비평가로서 인본주의 사상과 문예부흥의 군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에 걸 맞는 문학관이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인공지능시대와 고령화시대를 접하는 문인들도 깊은 고뇌가 필요한 시점이다.

심포지엄에는 오세영, 최동호, 이건청, 문태준 시인 등 문인들이 참가했다. 수원문학창작연수와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인들이다. 심포지엄을 마치고, 孤山선생의 고결한 품성을 담는 세연정과, 판석보, 곡수당과 낙서재, 동천석실을 둘러보았다. 곡수당은 격자봉에서 흐른 물이 이곳에 이르러 곡수를 이룬다 하여 붙인 이름으로 고산의 아들 학관이 휴식하던 곳이고, 낙서재는 고산이 창작의 주거공간으로 1637년 보길도에 입도해 집을 지었는데 이집을 낙서재로 한 것이다. 동천석실은 이곳 부용동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으로 작품을 창작하는데 명승으로 불린다.

어부사시사는 연시조로 65세 때 벼슬을 그만 두고 전라남도 보길도의 부용동에 들어가 은거할 무렵에 지은 것으로 한적한 나날을 보내면서 지은 노래다. 세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한 몸이 되어 강호한정(江湖閑情)에 빠지는 것이 주제인데. 봄·여름·가을·겨울을 각 10수씩 40수로 하고 여음이 붙어 있다.

이난용 팀장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고산에 대한 각별한 이해를 돕는 소개를 시작으로 보길도를 말해줬다. 예송해수욕장, 공룡알 해변, 통리 솔밭해변, 보죽산, 고산문학 체험공원, 송시열 암각시문, 윤선도문학창작실 등 보길도만 갖는 탐방지를 섬세하게 안내해주었다. 보길도는 바깥 바다와 연접돼 조류 소통이 원활하고 영양염류 공급이 풍부하여 타 지역에 비해 수산물 맛이 우수하다며 사면이 바다로 인구밀도가 낮고 각 마을 오수처리시설로 바다오염을 방지하여 청정해역을 유지하고 있다며 보길도만의 특산품도 빼놓지 않았다.

팀장의 정갈한 입담은 한편의 시처럼 운율에 맞춘 전통적인 가락과 같았고, 삶과 연결 지어진 고향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보길도 인구는 3천명 정도 된다고 한다. 보길도의 가치를 고민하는 그의 얼굴에는 공직자의 길과 지역현안의 길에서 자신의 한계라는 현실성도 미루어 짐작해 읽을 수 있었다. 꿰뚫고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맑은 抒情性과 환경을 느끼고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민들의 정서는 과거와 현재는 많이 달라져 있지만 섬사람들은 생활인들이었다. 어민들은 가난한 것이 아니라, 윤선도 시조시인의 향수처럼 섬마을 사람들 모두가 시를 쓴 시인 같았다. 이러한 여정은 깨어있는 공직자들과 주민들의 숙원으로 윤선도문학관이 건립되었고, 인문학이 멀어져 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보길도를 찾는 여행의 문을 활짝 열어 준 계기가 된 것이다.

문인들과 함께 윤선도의 풍류와 문학을 음미하는 보길도의 밤바다는 아름다웠고, 예송리 바다 자갈밭은 파도도 잠에 취하듯 밤하늘의 은빛도 황홀했다. 사람이 반가운 휴먼도시와 인문학 도시를 간구하는 우리 수원도 이와 같은 문학에 의한 결속으로 공직자와 지역문인들의 밀착된 思惟(사유)가 좀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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