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등 경제보복 조치를 하면서 국내에서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누리던 일본 맥주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한국 반도체 제품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본산 제품 반입을 거부의사를 밝히고 마일드세븐 등 일본 담배와 아사히, 기린사 맥주 등 판매를 중단하는 소규모 슈퍼마켓이 늘고 있다.
특히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한 슈퍼마켓에서는 매장 내 일본산 맥주 뿐 아니라 담배 등 모든 제품을 반품시킨데 이어 라면과 화장품까지도 반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게 주인은 “일본산 맥주는 물론 담배 등 슈퍼마켓에서 팔고 있는 일본 제품을 전부 반품시킬 것”이라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 조차 없는 일본의 치사한 무역보복에 대해 ‘일제 보이콧’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자발적으로 일본 맥주를 시작으로 각종 소비재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수원 장안구에서 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무더위에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체 맥주 판매량도 늘고 있는데, 일본 맥주만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결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인근의 한 편의점에서도 이달 들어 일본 맥주가 거의 팔리지 않고 있으며, 일본 맥주를 팔지 말자는 몇몇 소비자들의 항의도 받고 있다.
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B씨는 “퇴근길에 맥주를 사가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일제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 맥주만 재고로 남아있다”며 “가끔 일본 물품을 판매하지 말자고 권유하는 소비자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또 SNS 등을 통해 유니클로, 데상트코리아 등 일본의 대표적인 메이커 의류를 비롯해 맥주, 과자 등 명칭을 공유하며 불매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크게 늘고 있는 등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키워나가면서 그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박민아기자 p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