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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 돈오(頓悟)와 돈수(頓修)

 

 

교시불어(敎是佛語), 교는 곧 부처님 말씀 공부이다. 선시불심(禪是佛心), 선은 곧 부처님 마음 공부이다.

불교 종단의 장자격인 조계종은 이를테면 선종을 표방한다.

선종의 초조는 보리달마다. 이후에 선은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홍인, 6조 혜능으로 전해진다. 당초기의 5조 홍인에게 뛰어난 두 제자가 있었으니 육조혜능과 대통신수다. 혜능과 신수에 의해 남종선과 북종선으로 갈리게되니 혜능의 남종선과 신수의 북종선을 말함이다.

여기에서 남종이나 북종의 명칭은 그들의 활동 지역과 관련이 있으니 혜능이 깊은 밤 스승인 오조 홍인으로부터 전법의 상징인 가사와 발우를 전수해 남쪽으로 가 보림한다.

시기하는 세력을 멀리해 남쪽으로 몸을 숨긴 것인데, 혜능과 그 제자들은 중국대륙의 남쪽인 화남과 강서 등에서 선을 펼쳤기 때문에 남종선이라 불리어 진 것이며 신수와 그를 따르던 제자들은 북쪽에 위치한 낙양과 장안에서 가르침을 펼쳤기에 북종선 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남능북수(南能北秀, 남은 혜능, 북은 신수)라 한다.

남종선과 북종선의 사상적 차이점은 수증법(修證法)에 있으니 돈오와 점수를 일컫는다. 돈오는 수행의 단계 없이 단번에 깨우침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점수는 점오(漸悟)와 동일한 말로 점진적인 수행을 통해 깨닫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남돈북점(南頓北漸)’이라고도 하는데 남종은 돈오를 북종은 점수를 강조한다.

돈오와 점오는 관점의 차이다. 깨닫는 순간이 돈오이다. 부단히 수행한 결과로 깨닫는다면 점수이고 점오이며 돈오도 결국은 아무런 바탕 없이 깨달음에 이를 수는 없는 것이다.

돈오와 점오는 남종과 북종, 혜능과 신수를 차별화시키기 위한 남종선의 논리라고 본다.

북종의 신수가 장안과 낙양, 즉 양경(兩京 두 곳의 수도)에서 명망을 얻은 화려한 명리승 이었지만, 이에 비해 혜능은 무명으로 남쪽의 변방에서 활동하는 처지에 불과했다.

혜능의 제자인 하택신회는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서기732년 하남성 활대(滑臺) 대운사(大雲寺)에서 많은 대중이 모인 가운데 무차대회를 열어 북종을 향해 “신수는 방계이고 조계혜능 이야말로 달마선을 이은 적통 조사이다”라는 포문을 연 것이다.

또한 돈오 사상을 전개했는데 이것을 ‘활대(滑臺)의 종론(宗論)’이라고 하는 것이다. 스승 혜능을 6조로 세우기 위한 하택의 모험적인 도전 이었다. 역사적인 이 사건으로 혜능은 입적 한 지 30년 만에 공식적으로 선종의 제6조가 되는 것이다. 돈황본 ’단경‘에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오조 홍인께서 밤 삼경이 되니 혜능을 불러 금강경을 설해 줬는데, 혜능은 한번 듣고는 즉시에 깨달았다. 혜능은 그날 밤 전법을 받았으나 사람들은 알지 못하였다. 홍인으로부터 돈법(頓法)과 의발(衣鉢)을 전해 받았다”라고 기록 하고 있다.

육조 혜능의 남종선은 청원행사, 남악회양, 하택신회 등 천재적인 선승들이 배출되고, 대(代)를 이어 석두희천, 황벽, 임제, 등 유명한 선승들이 속속 배출되면서 중국 선종은 남종선에서 이끌어 간다.

반면 대통신수의 북종선은 2~3대를 지나 뛰어난 제자들이 배출되지 못함으로 인해 그 가르침이 계승되지 못함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중국 선을 총칭하는 5가7종(五家七宗)은 모두가 남종선 계통이다.

사상이나 철학을 자기 당대에 성립하기란 쉽지 않다. 최소한 2대를 계승해야 성립 할 수 있다. 계승자가 없으면 대부분 자기 대에서 끝나게 되는 것이다.

눈은 말 한다 / 보이는 것만 / 바라다 보면 / 보이지 않는 것 / 눈을 감고도 / 보이지 않는 / 것을 보는것 / 깨달음의 소리는 / 듣는것이 아니다 / 보는 것이다 / 소리를 볼 줄 아는것이 / 깨우침이다.

- 필자의 졸시 중 ‘소리를 볼 줄 아는’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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