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졸업을 앞둔 의정부고 3학년 학생들이 올해도 기발하고 재치 넘치는 졸업사진을 선보였다.
의정부고는 지난 12일 교내에서 졸업사진을 촬영했다.
학생들은 수일 전부터 준비한 유명인 패러디, 애니메이션 영화·게임 캐릭터 코스프레 등을 뽐냈다.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춘 윤봉길 의사, 바나나 우유 광고에 출연한 백종원, 20세 이하(U-20) 축구 월드컵 MVP 이강인 등이 분장 인물로 눈길을 끌었다.
두 학생은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등장하는 '살찐 토르'의 모습으로 분장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 화제가 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 선수의 헤딩 패스 장면도 재연됐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의 우디, '라이온킹'의 멧돼지 품바, '알라딘' 캐릭터 분장 등도 인상을 줬다.
하지만 고교생의 시각으로 본 날 선 풍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의정부고의 졸업사진이 주목받은 것은 2009년부터다.
당시 일부 학생이 추억을 만들고자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졸업사진을 찍은 것이 뜻하지 않게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되면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통령이나 정치인 분장을 통해 보여주는 촌철살인의 시사·정치 풍자로 "웬만한 만평보다 낫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2016년에는 정치 상황을 풍자한 졸업사진이 공개되자 학교 측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일부 단체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해 교사와 학생이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이듬해 졸업사진부터 정치 풍자 아이템을 아예 배제하거나 수위를 조절했다.
올해 역시 날카로운 풍자는 볼 수 없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 현장은 이날 유튜브 경기도교육청 TV '레알스쿨'로 생중계됐다.
/박민아기자 p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