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청사 앞에 조성중인 ‘(가칭)열린 광장’ 사업을 놓고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을 위한 소통공간 조성이란 시의 취지가 무색할 만큼 장소가 협소한데다 개방 이후 각종 행사 등으로 인해 행정업무 및 민원인들의 불편과 또다른 민원 야기가 불보듯 뻔해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30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다핵도시 특성상 시민들이 한 곳에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접근성이 좋은 시청사 앞에 자유롭게 문화예술 활동과 지역특산물 장터, 휴식 등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7월 1일 부터 ‘열린 광장’을 조성하고 있다.
시는 이곳에 공사비 19억1천만 원, 설계비 6천400만 원과 부대비 1천600만 원 등 모두 19억9천만 원을 들여 3천378㎡ 면적에 가로 53m×세로 46m 2천438㎡(약 740여평) 크기의 광장을 조성하고 있다.
바닥은 ㎡당 2만 원의 보차도용 콘크리트 블록으로 하고, 10m 높이의 조명폴은 1억7천900여만 원을 들여 8개를 설치한다.
또 광장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보건소쪽에는 116㎡ 규모의 화장실을 짓고, 기존 정문 경비실은 시의회쪽으로 이전해 63㎡ 규모로 다시 짓는다. 시는 이곳에서 행사시 최대 670명 이상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많은 시민들은 물론, 여·야 일부 시의원들과 시청 직원들까지도 우려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이모(평내동·51) 씨는 “20여억 원이나 들여 협소한 시청사 건물 앞 공간에 광장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기가 차다”며 “추진하는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시의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예산을 배정해 준 건지 한심하다”고 질책했다.
다수의 여·야 시의원들은 “조성 면적도 좁은데다 접근성과 효율성도 떨어지고 행사가 있게 되면 차량이 그만큼 늘어 나면서 주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것 등으로 반대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예산을 세워 준 것은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도 “윗선에 잘 보이기 위해 부서별로 각종 행사를 기획해 앞다투어 광장에서 열려고 할텐데 수시로 행사를 하게 되면 소음 등으로 근무환경이 나빠질 수 있고 민원인들도 불편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 제공 등을 위한 것”이라며 “철거된 조경공간은 468㎡이며, 앞으로 시청사 증축사업 추진시 조경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열린광장을 오는 21일 준공할 계획이다.
/남양주=이화우기자 l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