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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태극기와 촛불로 책 읽는 여유

 

 

 

예부터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 하여 책을 가까이 하는 계기로 삼았다. 평소에는 어떤 이유로든 게을리 했던 독서를 이때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교훈적인 뜻에서 그런 말이 만들어 졌을 것이라 짐작된다.

실제로 인간의 정신이 살찌고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은 마음의 양식이 되는 독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와 같이 융복합 다변화된 사회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빠른 변화와, 하루가 멀다않고 쏟아지는 정보와 새로운 지식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독서는 필수적이라 여겨진다. 책을 읽지 않는 변명과 구실을 보자면 흔히 시간의 부족과 바쁘다는 핑계를 들게 된다. 독서란 습관적으로 길들여 져야한다. 하루 세끼 밥을 먹듯 규칙적이어야 한다. 익히 알려진 명심보감의 한 구절인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뜻으로 매일 같이 책을 읽고 사유하라는 의미다.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서체로 남긴 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뒤 여순 감옥에 투옥돼 사형 집행전 간수가 소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때 “5분만 시간을 달라,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다”며 5분 동안 읽고 있던 책의 마지막 부분을 다 읽은 후에 사형당했다는 이야기는 안중근 의사의 기개와 더불어 독서를 중요하게 여겼던 내용이라 알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가난함 보다 부자로 살기를 바라고 귀하게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물질적인 부유함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풍요와 넉넉함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한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는 자조 섞인 말은 우리의 삶에 영혼의 품위를 바라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문필가이자 정치인 왕안석(王安石)의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貧者因書富 富者因書貴)’고 강조한 것처럼 독서가 삶의 중요한 수단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 싶다.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면 융·복합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복잡하고 다양한 의식을 지니고 살아가며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추구하는 이념과 방식도 복잡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타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이해하려거나 인용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삶의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생각은 타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엿보는 기회를 갖지 못한 탓이라 생각된다.

독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을 통해 상대의 생활을 엿 볼수 있고 또 생각과 가치관에 대한 다름을 비교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흔히들 고집은 자신이 아는 것의 자기주장 이라고 표현한다.

책을 읽는 습관에 대한 좋은 점 몇 가지를 추려본다면 첫째는 진실에 대한 통찰력을 배양 할 수 있을 것이다. 숲에서는 산을 볼 수가 없다. 산을 보기 위해서는 숲에서 나와 산을 바라봐야 한다.

두번째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의 탈피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겪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라 생각하며 틀 안에 놓이기를 좋아한다. 셋째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지고 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을 볼 수 있고 내가 아는 것과 내 것이 전부가 아니고 더불어 사는 세상의 다양함을 인정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념과 진영의 논리에 갖혀 서로를 지탄하고 탓하느라 시끄럽다.

분노의 태극기를 내려놓고 펄럭이는 바람에 책장을 넘기고, 불신의 촛불을 내려놓고 그 빛에 책을 읽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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