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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교직 마감 이제 가수 ‘해울림’으로 인생 2막 열창

가수 해울림 (본명 박용선)

리본세대의 뜨거운 희망으로 작용되길
수원 '올드보이스 콰이어' 에서도 즐거운 호흡

 

 

 

 

 

전국 축제 ·음악회에서 출연 요청 쇄도

인생2막, 이야기하긴 쉬워도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회사와 가정에 얽매여 살았던 ‘인생 1막’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해 새로 시작하겠다는 생각과 의지는 있으나 사회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고 있다.

37년간의 교사생활을 마감하고 ‘가수’로 인생 2막을 시작한 ‘ 해울림‘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 연말 매우 바빴다. 연말연시 소외이웃을 위해 가수로서 봉사활동을 왕성히 펼쳤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출연 요청이 들어온 전국 축제와 행사장에도 원정을 다녀야 해서 더욱 그랬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며 소외 이웃들을 위로 하고 관중과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가 가수의 꿈을 갖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정년퇴직을 3년 앞두고 수원소재 영복 여고에서 교사로 재직 중 이던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3년 정도 됐다.

당시 학교에서 축제가 열렸다. 평소 노래 부르기를 좋아 했던 그는 학생들 사이에 ‘가수선생님’으로 소문 나 있었던 터라 노래를 듣고 싶다는 학생들의 열화가 대단했다. 관중 앞에 선 경험이 적어 수줍음이 많았던 그는 꾀를 부려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던 ‘복면가왕’ 컨셉이었다. 그리고 전교 학생이 가득 메운 학교 강당에서 열창을 했다. 곡목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 학생들의 비명과 환호,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그는 좀 특별한 결심을 하게 된다. 인생2막을 ‘가수’로 살기로 한 것이다.

 

 

 

 

교사 아닌 '보통인'으로 '7전8기' 각오로 가요제 참가

 

결심이후 그의 1차 도전 목표는 전국에서 열리는 가요제의 ‘무조건’ 참가 였다.

 

수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까닭에  처음엔 수원 주변 가까운 데는 소문날까봐 피했다.

 

그리고 수원을 제외한 전국 가요제는 모두 다녔다. 3년 동안 족히 30여 군데는 넘는 듯 했다. 지역 노래자랑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요제의 권위도 따지지 않았다. 

 

수많은 고배도 마셨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그야말로 7전 8기의 각오로 도전했다. 

 

물론 학교에 재직중인 관계로 신분은 철저히 ‘보통인’으로 하고 참가 일자도 평일은 제외시켜 두배의 고생이 동반되기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든가? 결국 고생한 보람을 찾기 시작했다.

 

이천시 산수유 축제 3등,  원주 가요제 은상에 이어  청주 벚꽃 가요제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벛꽃가요제 대상이후 그는 그토록 바라던 ‘가수증’도 한국가수협회로 부터 받았다.

 

정식 가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매년 청주 벛꽃가요제 초대가수로 초청을 받고 있다. 사실 가수 이전 ‘해울림’ 의 음악에 대한 관심은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가 고향인 그가 초등학교 재학시절이다.

 

4학년 무렵, 담임선생님이 음악실로 가보라고 하여 영문도 모르고 갔더니 합창단을 모집 하고 있었다.

 

평소 동요 부르기를 좋아한 그를 눈여겨 보아온  담임선생님이 단원으로 추천을 한 것이다. 그래서 음악 선생님 앞에서 노래를 했고 합창단에 뽑혀 단원 활동을 하게 됐다.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음악 선생님 앞에서 부른 노래가 ‘스승의 노래’였다고 한다.  그때 음악 선생님이  열정이 대단해 그가 속한 합창단은 청주시 관내  합창대회에서 1등을 휩쓸었고 청주KBS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출연도 수시로 했다고 한다.

 

어린나이에 경험한 방송출연과 공연, 어찌 보면 이러한 경험이 일찍부터 그의 마음에 가수의 꿈을 심어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에는 입시 준비 때문에 따로 음악을 할 시간이 없었던 그는 잠시 노래와 인연이 멀어졌다. 하지만 여느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들으면서 마음 설레던 대중가요와 팝송의 추억은 마음에 담고 있었다.

 

 

 

 

수원서 첫 교직생활 ··· 남성 합창단과의 만남 후 시작한 '이중생활'

대학을 졸업하고 수원에서 첫 교사생활을 시작 하면서도 그의 노래에 대한 마음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0년쯤 우연한 기회에 연수를 갔는데 룸메이트인 타 학교 교사의 남성합창단 활동 얘기를 듣고 마음속 잠자고 있던 노래에 대한 열정이 되 살아 났다고 한다. 이 후 수원에 돌아와 지역 남성합창단을 수소문, 입단 한 뒤. 교사와 합창단원이라는 이중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 같은 그의 취미 생활은 가수활동을 하는 지금도 이어져 30년 가까이 계속하고 있다. 현재는 경기도내 최고의 중년 하모니를 자랑하며 활발한 봉사활동과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원 ‘올드보이스 콰이어’ 멤버로서 또 다른 인생을 즐기고 있다.

 

 

 

 

KBS 아침마당 '꿈의 도전무대' 출연··· 음악을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

교사시절 그의 전공과목은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사회’ 과목이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 때문인지 가족 모두 음악에 대한 사랑은 여느 가정과 비교 불가다. 부인 전현숙씨는 피아노 학원(이화음악학원 원장)을 운영하고 두 딸도 음악을 전공했다. 재능이 뛰어난 작은딸은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음악재원으로서 엄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큰딸은 의사로서의 길을 바꿔 걷고 있지만 가족이 모이면 음악 분위기는 식을 줄 모른다고. 특히 부인 전현숙씨는 절대적 후원자이며 그동안 헌신적 내조를 해온 동반자다. 그래서 남편 ‘해울림’은 그를 ‘가정을 지켜준 영웅’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같은 그의 가족이야기는 지난 11월 공영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KBS 아침마당 ‘꿈의 도전무대’에 가수로 그가 출연 하면서 숨은 이야기가 알려 진 것.

37년 교사생활을 마감하고 가수로 활동 중인 그가 이제는 남의 곡을 부르지 않고 자신의 곡을 부르게 됐다. 얼마 전 취입했기 때문이다. 곡목은 ‘나의 친구’. 37년간 객지 생활에 고향친구 생각이 나서 취입하게 되었다는 그는 듣기만 해도 정감이 가는 노래라며 인터뷰 도중에도 멋지게 들려준다.

 

 

 

 

“친구야 나에 친구야 험한 세상 한 배타고 흠흠흠
거친 파고를 헤치며 우리 함께 건너 가보자
뜨거운 가슴으로 부르는 그 한 마디 흠 흠 흠
친구야 나의 친구야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세상이 나를 속~일 지라도 네가 있어 두렵지 않아
내가 가는 이 길이 멀고 험해도 너와 간다면 외롭지 않아 ~~~

친구야 나의 친구야 너와 함께 뛰어 놀던 흠흠흠
그 시절이 그립 구나 친구야 사랑 한다 나에 친구야
사랑 한다 나에~~~ 친~ 구~ 야 ~~~~~~~~“

37년 교사생활을 마감하고 가수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해울림의 삶이 새로운 인생 준비를 하는 많은 ‘리본 세대’에게 희망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2020년 경자년 (庚子年) 새해 그의 건승을 기원한다.

글∥정준성 주필 jjs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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