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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경쟁력 키우기]멘탈경쟁력을 키우는 원리

 

 

 

벌써 한참이 지났지만 2002년 서울 월드컵은 생각만 해도 엔돌핀이 나올 정도로 즐거운 일이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승전보는 온 나라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축구 강국들을 하나씩 격파할 때마다 반신반의하던 국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붉은 악마가 되어 환호했다.

한국팀은 파죽지세의 전투력으로 처음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준결승에 진출했다. 세계 4강에 오른다는 것은 언감생심, 애초에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은 해냈고, 그것을 계기로 한국축구는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러면 무엇이 세계 4강을 가능케 했을까? 선수들의 투지, 감독의 전략, 국민적 열망과 응원, 홈그라운드 이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터다. 그 중에서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히딩크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히딩크 없는 세계 4강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히딩크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후 몇 번씩이나 목이 날아갈 뻔했다. 외국팀과의 평가전에서 계속 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5대0으로 몇 번 깨지고 난 후 그의 별명은 ‘오대영’이 되었다. 언론과 여론이 가만있을 리 만무다. 빨리 히딩크를 갈아치우고 새로운 감독 체제로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아우성이었다. 히딩크가 감독 자리에서 잘리지 않은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히딩크의 훈련은 특이했다. 25m 간격으로 말뚝 두 개를 박고, 하루 종일 선수들로 하여금 양쪽 말뚝을 전력을 다해 오가게 했다. 10초에 몇 번, 혹은 1분에 몇 번 왕복하는 지를 테스트했다. 그걸 계속했다. 선수들에게는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무척이나 힘들고 재미없는 훈련이었다.

선수들 중에는 이런 훈련방식을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스타플레이어였던 한 선수는 마음으로 승복하지 못해 히딩크의 눈밖에 벗어났고, 대표 팀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히딩크가 요구하는 체력수준에 부응하는 선수는 당시에는 차두리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한국팀은 예선전에서 축구천재 푸스카스가 이끄는 헝가리팀과 맞붙었다. 9대0으로 대패했다. 지는 것까지는 좋은 데, 선수 세 명이 다리에 쥐가 나서 들 것에 실려 경기장을 나와야 했다. 투지는 좋은 데 체력이 달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기 전 나는 언론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서구 팀과 비교해 한국팀이 유리한 점이 있는 데, 그게 체력이라는 것이었다. 48년 전에는 체력이 달려 선수들이 들 것에 실려 나왔는데, 지금은 체력이 우위라니 놀랄 수밖에. 이는 말할 것도 없이 히딩크 덕분이었다. 히딩크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개인기로 보지 않았다. 축구의 원리를 기본체력으로 보고 철저하게 체력 증강훈련에 집중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옳았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다음은 춤 이야기다. 멋진 춤을 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리, 허리, 팔과 다리를 각각 어떻게 멋있게 흔들고, 움직여야 할지를 생각해야 할까? 신체 각 부위의 움직임을 의식해서 추는 춤이 자연스러울 리 없다. 그럼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춤을 멋지게 추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이 춤의 원리일 텐데, 그게 무얼까? 나는 그것이 흥겨운 음악에 흠뻑 빠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 다음 자신의 몸과 마음을 흥겨운 리듬에 올려놓으면 된다. 그때 춤은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춰진다.

그렇다. 모든 일에는 원리가 있다. 무턱대고 열심히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원리를 안다는 것은 일 혹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파악했다는 말과 같다. 그 원리란 쉽고도 단순하다. 축구의 원리는 체력이고, 춤의 원리는 흥겨운 음악에 흠뻑 빠지는 것이다. 멘탈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원리가 있다. 그 원리를 확실히 알고 훈련에 적용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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