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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고통 볼모 힘겨루기 재발방지책 필요

병원 파업이 주5일제 근무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한 가운데 산별교섭안과 관계없이 노조탄압 중지 및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11일부터 분산투쟁을 벌였던 수원 아주대의료원이 병원측과 합의점을 찾고 지난 20일 병원로비 점거농성을 끝냈다.
또 산별교섭 참여와 노조원의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던 광명 성애병원은 지난 20일 사측과의 교섭을 위해 조건부 농성 해제에 들어갔으나 협상이 결렬되며 21일 점거농성을 재개, 사태 해결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점거농성까지 이어진 의료공백으로 환자불편이 더욱 컸던 아주대의료원과 광명성애병원 사태의 원인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불편 가중시킨 로비점거농성
지난 11일부터 점거농성에 들어갔던 아주대의료원은 노조원 1천30여명 중 800여명이 파업에 참여 하면서 진료차질과 수술지연 등 환자불편이 갈수록 심화됐다.
아주대의료원은 점거농성 이후 15개 진료수속 창구 중 5개만 운영되면서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들이 진료수속을 밟는데만 1시간 이상 걸리면서 수속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장모(38.여.수원시 장안구)씨는 "오전 10시에 병원에 왔는데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진료 수속을 했다"며 "1층 수속창구를 막고 농성을 벌이는 노조원이나 충분한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은 병원 모두 원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술실의 경우 18개 가운데 9개만이 가동돼 수술 일정이 늦춰지는 환자가 생기기도 했다.
조리사, 영양사 등 30여명이 파업으로 빠진 급식업무는 비노조원과 파견근로자, 행정부서 직원들이 대체하고 있으나 1천여명의 입원환자 중 절반은 지난 12일부터 외부 도시락으로 급식을 해결하고 있다.
내과 입원환자 윤모(48.용인시 기흥읍)씨는 "당뇨로 입원했는데 병원식을 먹다가 도시락으로 바꾸니 혈당치가 평소 2배인 400mg/dl까지 올라갔다"며 "파업때문에 내시경 검사도 제때 못받아 수술 일정도 연기됐다"고 하소연했다.
광명 성애병원 노조원 150여명도 지난 11일부터 병원 로비점거 농성에 참여하면서 외래환자와 입원환자 수십명이 진료가 지연되거나 못받는 일이 속출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김경자 경기지역본부장은 "병원측이 환자 불편을 전적으로 노조탓으로 몰고 가기 위해 고의적으로 노조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더라도 응급실, 중환자실, 신생아실 등 특수병동은 필수인력을 그대로 배치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 원인=특히 이들 병원 노조들은 주요쟁점인 주5일제 근무, 비정규직 철폐, 산별협약 체결 등의 교섭안과 관계없이 노조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아주대의료원 노조 정석윤 지부장은 "병원의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별 총파업 투쟁을 벌였으나 병원측이 노조원 일대일 면담과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노조분쇄 의도를 드러내 거점투쟁이 불가피했다"며 "이번이 아주대 노조의 최대 위기라는 생각으로 전 노조원이 똘똘 뭉쳐 병원측의 노조 탄압 중지를 반드시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광명 성애병원은 사측의 산별교섭 참여와 부당노동행위 중지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광명 성애병원 노조 관계자는 "성애병원은 노조원 80여명을 부당 징계한데다 병원측이 시대의 흐름을 무시하고 산별교섭에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는 등 도내에서 가장 노조탄압이 심한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사태해결과 농성재개의 엇갈린 명암= 노조탄압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아주대의료원 노사는 지난 18일 9시간에 걸친 협상끝에 합의점을 찾고 지난 20일 노조가 로비점거농성을 풀며 분산투쟁 사태가 일단락됐다.
병원측 교섭대표로 나선 김효철 의료원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탄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서발표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협약서를 작성했다.
아주대의료원 노조 정석윤(36) 지부장은 "노조측이 요구해온 노조탄압 사과문 게재와 재발방지 약속에 대해 노사간 타협점을 찾았다"며 "로비점거농성을 접고 상경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 지부장은 "아주대의료원은 병원장과 간호부장이 노조활동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등 노조원 탄압이 심각한 사업장"이라며 "의료원장이 재발방지를 직접 약속한 만큼 노조도 한발 물러서 점거농성을 풀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병원측이 노조와의 약속을 깨고 노조탄압 움직임을 보인다면 필수병동까지 참여하는 전면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아주대의료원은 상경투쟁 전환으로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 상당수가 근무에 다시 투입됨에 따라 진료차질 등의 환자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명 성애병원은 광명시가 중재에 나선 가운데 병원측이 교섭에 응하는 조건으로 지난 20일 오후 로비점거농성을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이날 교섭에서 병원측이 '산별교섭 참여와 노조원 80명 부당징계 철회, 노조간부 업무방해 혐의 고소 취하' 등의 노조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21일 로비점거농성이 재개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21일 보건의료노조에 이어 민노총과 기아자동차 노조까지 지원투쟁에 나서면서 광명 성애병원 농성사태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안개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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