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속인 인천 학원강사 확진자를 통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인천 강사가 근무한 보습학원과 그의 제자가 다녀간 인천 코인노래방을 매개로 했던 감염이 부천 돌잔치 뷔페식당으로 번진 뒤 수도권 곳곳에서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다.
2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인천 모 대학교 재학생인 학원강사 A(25·남)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모두 55명이다.
A씨는 이달 초 이태원 킹클럽 등지를 방문한 뒤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최초 역학조사 때 직업과 동선 일부를 속여 물의를 빚었다.
A씨에게서 시작된 감염은 초기 그가 강사로 근무한 인천시 미추홀구 보습학원을 중심으로 전파돼 이 학원에서만 A씨의 고등학생 제자인 수강생 6명과 동료 강사(21·남)가 감염됐다.
이후 한 수강생의 어머니(42)와 또 다른 수강생의 같은 학교 친구가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A씨 학원 관련 확진자는 9명으로 모두 2·3차 감염자들이다.
또 학원생 확진자 중 한 명이 다녀간 미추홀구 코인노래방 건물을 중심으로 확진자 1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들 추가 확진자 중에는 코인노래방을 다녀간 뒤 아버지(47)·어머니(45)·여동생(17)·남동생(12) 등 일가족 4명에게 전파한 고교 3학년생도 포함됐다. 게다가 이 고3 학생 아버지의 직장동료(57·여)까지 감염되면서 5차 전파 사례도 드러났다.
더 큰 전파는 이 코인노래방을 아들과 함께 다녀간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 B(49·남)씨로부터 일어났다.
B씨가 이달 9일·10일·17일 3차례 방문한 부천 ‘라온파티’ 뷔페식당을 중심으로 이날까지 22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가 사진 촬영을 한 10일에만 돌잔치 주인공인 1살 여아를 비롯해 그의 부모와 외조부모 등 일가족 5명이, 당일 하객 5명이 감염됐고, 지난 9일 이 뷔페식당에서 B씨와 접촉한 하객 2명과 이들의 가족이나 지인까지 연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뷔페식당 근무자 2명도 양성 반응이 나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돌잔치 하객 확진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 일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부천뿐 아니라 고양시·시흥시, 서울 광진구 등 곳곳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10일 하객 중 50대 여성 확진자가 일한 서울 성동구 식당에서 직장동료(49·여)와 이 직장동료의 남편(49)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이 성동구 식당에서 감염된 60대 여성 손님과 그의 지인 3명도 잇따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인천 학원 강사발(發) 4차 감염자인 50대 여성 하객과 접촉한 직장동료는 5차 감염자로, 이 직장동료의 남편 등은 6차 감염자로 분류됐다.
학원강사와 관련해 4명의 6차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자 방역 당국도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습학원(관련 확진자 9명), 코인노래방(13명), 부천 돌잔치 뷔페식당(22명) 등 감염 고리가 새로 생길 때마다 새 고리를 중심으로 한 확진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코로나19의 무서운 전파 속도를 모두 다 따라잡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며 “경계를 절대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경기자 ejk7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