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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품질 관리… 코로나19 상황에도 오히려 매출 상승

코로나19, 희망은 있다.
프리미엄 창고형 과일가게 탐스

좋은 과일 저렴하게 판매 원칙
젊은층 타깃 고품질과일로 승부
대량 구매로 가격 경쟁력 갖춰


밴드·맘 카페 등에 입소문
창업 6개월만에 흑자로 전환
2년 만에 월매출 1억 5천만원

프리미엄 전략 선택이 주효
초심 버리지 않고 유지 ‘중요’
배달 서비스 등 사업 영역 확대

 

어둠이 짙을수록 아주 작은 불씨도 밝은 빛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많은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를 밝히려고 애쓰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있어 소개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자 주>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 위치한 창고형 과일가게 ‘탐스(TAMS)’.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많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줄었지만, 탐스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그 비결을 탐스를 운영하는 김형조(43), 안효정(39) 부부를 만나 들어봤다.

 

Q. 탐스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어떠한가.
“탐스는 오히려 매출이 더 좋아진 편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 1.5배 늘었다. 자녀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 안 가고 집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간식으로 과일을 찾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서인 것 같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대형마트 대신 한적한 곳에 있는 탐스를 찾는 경우도 많고,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더 좋은 과일을 찾는 수요가 늘은 게 아닌가 싶다.”

 

탐스는 창고형 과일가게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소위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창고형 매장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은 다소 투박하지만,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스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창고형 매장이지만, 좋은 품질의 제품(과일)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원칙은 동일하다. 2018년 매장을 오픈해 2년 만에 월 1억5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Q. 판매 형태는 소매업인데 규모와 위치는 도매상 수준이다. 아직까지 ‘창고형 과일가게’는 다소 낯선데, ‘탐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작은 과일가게는 많은 물량을 주문하기가 어렵다. 고품질과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잡으려면 운임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창고형’ 가게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상을 주는 것도 의도했다. 위치가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트만 해도 장바구니를 끌고 오는 사람보다 차를 타고 와서 구매해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수요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완전히 모험이었던 셈인데,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힘들지 않았나.


“입소문이 날 때까지는 적자를 봤으니 많이 힘들었다. 단순히 좋은 과일을 싸게 팔면 또 올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네이버 밴드를 함께 운영하며, 매일 어떤 과일이 들어오는지 안내하고 회원을 유치했다. 그 덕분인지 고객들이 지역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주고, 그렇게 알음알음으로 퍼지면서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탐스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는 6천명이 넘는 사람이 가입해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화려한 매장 인테리어나 공격적인 마케팅 없이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외적인 요소가 아닌 내적인 요소에 비용을 투자한 것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기존에는 SNS 등을 사용할 줄 아는 젊은층이 구매자였다면, 이제는 노년층도 매장을 찾는다. 

 

“손님층도 기존에는 30대~40대가 많았는데, 요즘은 꽤 다양해져서 주변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들도 찾아온다. 배달 요청도 많은데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지금은 일주일에 3일만 정해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지역별로 배송하고 있다.”

 

Q. 수많은 과일가게와 마트들 사이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기까지 탐스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단순히 싸게 파는 데 집착하기보다, 프리미엄 전략을 선택하고 확실하게 품질 관리를 한 것이 주효했다. 동탄 신도시라는 특성도 있는 것 같은데, 생활수준이 높고 젊은 부부가 많다 보니 고객들이 좀 더 비싸더라도 질 좋은 과일을 원하고 새로운 품종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품질과 상관없이 단순히 가격만으로 승부하려면 대형마트에 견줄 수가 없다. 대신 최상위급 품질을 들여오되, 같은 급 과일을 판매하는 가게 중에서는 가장 저렴하게 내놓고자 한다. 가락시장이나 현지에서 물건을 떼 오는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예 안 판다.  

 

Q. 경영 노하우를 몰라 얼마 못가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많은데, 탐스만의 신념이나 경영 팁이 있는지 궁금하다. 


“뻔한 이야기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해 나가다 보니 다행히 좋은 결과가 온 것 같다. 예를 들어 남들이 30% 마진을 낼 때, 지금 당장 15% 마진만 내더라도 원래 기조를 잃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거창한 목표는 없고 내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과일을 팔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장사를 해나가려고 한다.”

 

김형조 대표는 인터뷰 내내 “진심이 통한 것 같다”는 말을 강조했다. 탐스 대표는 요령을 피우는 대신 그저 ‘고품질의 물건을 저렴하게 판다’는 사업 원칙에 충실했다. 그러면서도 동탄 신도시라는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세운 프리미엄 콘셉트로 차별화했다. 창업기업 3곳 중 1곳은 1년 내에 폐업한다는 자영업 정글에서, 때로는 거창한 전략이나 획기적인 아이템보다 기본과 초심이 유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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