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월)

  • 구름조금동두천 26.0℃
  • 맑음강릉 31.0℃
  • 구름조금서울 28.1℃
  • 맑음대전 27.4℃
  • 맑음대구 28.2℃
  • 맑음울산 28.0℃
  • 맑음광주 27.4℃
  • 맑음부산 25.7℃
  • 맑음고창 27.9℃
  • 맑음제주 28.0℃
  • 구름많음강화 25.5℃
  • 구름많음보은 24.8℃
  • 맑음금산 25.7℃
  • 구름조금강진군 26.8℃
  • 맑음경주시 28.5℃
  • 구름조금거제 26.8℃
기상청 제공

[사설]북한, 남북 합의 파기 수순…‘봄’이 무너졌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거듭된 비방전을 펼친 끝에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저들이 끝내 남북 합의 파기 수순에 돌입하는 사태를 보면서 북한을 설득하는 일이 외계인과의 타협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북핵폐기’를 목표로 북한의 억지를 참아가며 평화전략을 구사해온 문재인 정권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 남북이 열광하며 맞았던 ‘평화의 봄’이 결국 무참히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지난 15일 6·15선언 20주년 행사 영상 메시지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혹평했다. 김여정은 성명에서 ‘구접스럽다’, ‘잘난 척’, ‘꼴불견’이라는 험악한 표현을 총동원하는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비공개 특사파견 제안 사실을 폭로하면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 “사리 분별을 못 하는 행위를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수석은 특히 최근 문 대통령에 대한 김 부부장의 막말 비방에 대해 “북측은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김여정을 앞세운 북한의 비상식적인 트집 잡기와 도발 책동의 원인은 단지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이나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 폭발에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흔들리는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북한 지도부의 술책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의 협상은 물론, 온갖 경제정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권력 기반을 지키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대목은 북한이 오판하여 추가 도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일이다. 강력한 국방력과 지혜로운 외교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는 ‘평화 타령’만으로 지켜지는 게 아니다. 북한의 동태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비상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서 상황변화를 담담히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굴종으로 잠시 유보한 평화를 진정한 평화로 여기는 착각보다도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사실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