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간 매수 전화가 끊임없이 왔는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는 잠잠하죠.”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일주일째인 2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대표 A씨는 최근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매물도 안 보고 거래하던 외부 투자자들이 다수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안산시 단원구 집값은 평균 5.73%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20 대책’을 통해 수원·안양 등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자, 비규제지역인 안산시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4억 원대에 거래되던 ‘초지역메이저타운 푸르지오’ 파크단지는 올해 5월 6억 원 이상으로 거래됐다. 초지역 역세권 단지인 데다 수인선‧인천발 KTX‧신안산선 개통을 앞두고 ‘교통 호재’로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한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상반기에 재건축 기대를 받고 있는 선부동 쪽 구형 아파트까지 집값이 1억 대에서 2억 대로 오를 만큼 문의가 많았는데 대책 발표 후 뚝 끊겼다”며 “대출만 규제하고 나서니 실수요자들은 사고 싶어도 못 사고, 현금이 많은 다주택자들의 투기는 못 막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C씨는 “대책 발표하고 투매도, 매수도 없고 다들 분위기만 살피는 중 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잠시 거래가 멈추긴 했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풀리거나 진정되면 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6‧17 부동산 대책이 갭투자를 막고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는 효과는 있었지만, 오른 집값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분기 전국에서 최고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14.61%)을 보였던 수원시 영통구 역시 25일 오전 한산한 분위기였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부동산 대책 효력이 적용되기 전 매매량이 반짝 급증했다가 잦아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9억9천만원대에 거래된 수원 영통구 하동 광교호수마을 참누리레이크 전용 111.65㎡는 지난 17일 11억4천만원대에 거래됐다.
수원시 영통구 하동 공인중개 업소 대표 D씨는 “대책 발표 2주 전에 그동안 있던 매물들이 다 나갔다. 일주일에 5건 정도는 거래를 했다”며 “그러나 대출도 갭투자도 막혀버리면서 요즘은 아예 전화기도 안 울린다”고 푸념했다.
광교 내 한 공인중개업소 E씨는 “2주 사이 아파트 매매만 20건이 이뤄질 정도로 활발하게 거래하다 지금은 다들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한동안은 집값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채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청약시장은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아파트 물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과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으며,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에 모집공고를 낸 ‘막차’ 분양 아파트에는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 예로 인계동 팔달10구역을 재개발하는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의 경우 지난 18일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마쳐 조정대상지역 규제만 받게 된다.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인근 공인중개사는 “외부 투자는 다소 줄겠지만, 대책 발표 이후 문의는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