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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국공 논란, ‘제로섬 게임’ 극복 묘책 필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보안검색직원 직접 고용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하루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정치권에도 찬반 논란이 뜨겁다. 고용절벽 시대에 신음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 빚어내는 갈등 요인을 제거할 묘책이 필요하다.


지난 22일 인국공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면서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요원 1천900여 명을 공사 직고용 형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취업준비생들은 이를 ‘인국공 사태’로 규정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거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인권위에 진정을 낸 사준모는 “비정규직 중 일부의 청원경찰 직접 고용 행위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비정규직 간, 비정규직 중 직접 고용되는 대상자들과 취업준비생들 간 고용에 있어 ‘인권위법’상 제2조 제3호의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한 방송에서 “(정규직 전환) 직종은 현재 공사에 취업준비를 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또 “정규직 전환은 2017년 12월에 이미 노사와 전문가 사이에 합의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국공 장기호 노조위원장은 “올해 2월 27일 비정규직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민주노총과 정규직 모두 (보안검색원을) 자회사에 편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야당의 비판도 매섭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정권 지지자들에 대한 보은을 위한 제물로 청년들이 바쳐져야 하느냐”며 “대통령의 한 마디에 청년들의 꿈이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분노의 핵심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인국공 사태는 젊은 취준생 눈에는 명백한 새치기, 명백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다루면서 다수 취업준비생이나 실업자들이 제 몫을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면서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하지 못한 것은 실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대의에 부합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명분만 앞서고 수단에 서툰 행정은 심각한 문제를 파생시키기 일쑤다.


‘윈-윈 게임’으로 전환해 낼 묘수를 찾아야 한다. 아무런 기준도 절차도 없이 아무나 무조건 정규직화해주는 건 아무래도 ‘정규직’에 목을 매는 젊은이들이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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