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맑음강릉 32.4℃
  • 구름조금서울 29.4℃
  • 구름조금대전 29.5℃
  • 맑음대구 32.7℃
  • 맑음울산 30.6℃
  • 맑음광주 29.3℃
  • 맑음부산 26.9℃
  • 구름조금고창 29.4℃
  • 구름조금제주 30.5℃
  • 구름조금강화 26.0℃
  • 맑음보은 29.0℃
  • 구름조금금산 29.1℃
  • 구름많음강진군 30.1℃
  • 맑음경주시 32.5℃
  • 맑음거제 27.6℃
기상청 제공

[사설]민심의 칼날 올라선 민주당, ‘절제’ 되새겨야

한 달간 펼쳐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끝내 실패로 끝났다. 절대 소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미래통합당은 ‘비협조’를 선택했고,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진 민주당은 일당 독주의 독배를 들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이 맨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끝내 ‘협치’의 미덕을 포기한 민주당은 민심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 권력을 다 거머쥔 다수세력이 가장 먼저 되새겨야 할 교훈은 ‘절제’와 ‘겸손’이다.


통합당과의 최종 합의에 실패한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 여당 의원만으로 남은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절차를 밟았다. 국회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며 원 구성을 마무리한 것이다. 통합당은 자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내정됐던 정진석 의원도 항의의 표시로 맡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서 코로나19 등 난국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의 속도감 있는 뒷받침이 절박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전반기에 펼쳐온 경제정책들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작용을 낸 것도 많다는 사실이 초조감을 보탰을 수도 있다.


소수의 처지인 통합당은 국회 입법과정에서 골키퍼 격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빼앗긴 마당에 들러리 역할밖에 못 할 바에는 아예 모두 포기하고 국민을 상대로 정권비판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나라 안팎의 상황이 장외투쟁이나 극한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국민이 하염없이 용납할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 고민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꼭 짚고 넘어갈 문제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형편없는 정치력 문제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모두 당내 강경파들에게 발이 묶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두 원내대표가 그렇게 여러 차례 만나고, 오랜 시간 대화하고도 원론에서 맴돌기만 하는 모습은 재량권조차 없는 게 아닌가를 의심스럽게 한다.


코로나19라는 재난을 빌미로 관례와 전통을 모조리 무시하면서까지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은 지금부터 온 국민의 시선이 온통 자신들에게 쏠려 있음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의 실패는 언제나 오만방자한 행태에서 시작된다. 넘치는 힘을 적당히 조절하고 스스로 통제하는 겸허함을 철저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염원이 ‘일하는 국회’인 것은 맞다. 하지만, 결코 ‘여당 혼자 일하는 국회’를 원하는 건 아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