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한 인터넷 강의를 종료하고 기말고사 등을 거쳐 방학을 앞둔 가운데 다수의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이번 학기 학점을 신경써서 잘 주라”고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측은 교수들에게 등록금 반환운동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학점을 잘 줘야 한다는 취지로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화성의 A대학교 최모 교수는 최근 학교측으로부터 “등록금 반환 시비를 없애려면 성적이라도 잘 줘야 한다. 학생들 성적을 최대한 높게 줘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이에따라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최근 치른 기말고사를 오픈북 방식으로 진행, 학생들이 최대한 좋은 점수를 내도록 했다고 털어놨다.
최 교수는 “인터넷 강의를 하면서 학생도, 교수들도 모두 힘들어 했기 때문에 성적도 최대한 잘 주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학교측에서 등록금 반환을 이유로 좋은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 B대학도 최근 강사들에게 이같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에서 전임강사로 활동하는 심모 강사는 “인터넷 시험이 한계가 있다보니, 시험 결과보다 레포트 결과를 중심으로 성적을 산출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절대평가를 최대한 도입해 좋은 점수를 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심 강사는 “대학측이 등록금 반환 요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성적을 잘 주라는 이유도 이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대학측이 이같은 꼼수를 통해 등록금 반환운동을 저지하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대학생들의 반발도 일고 있다.
수원 C대학에 재학 중인 안모씨는 “좋은 성적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 이유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코로나19로 다수의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2학기 등록금이라도 일부 감면하려는 노력을 학교측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성적 산출은 교수나 강사의 권한이고, 학교에서 규정외에 따로 지침을 내리지는 않는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