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멀어져도 마음까지 멀어질 수는 없죠. 이웃사랑에 거리두기란 없으니까요."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교회당이라는 한 건물(공간)에 매주 모여 기도하고 성찬을 나누던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보기 어렵다.

 

예배는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예배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기존보다는 적은 인원만 참석할 수 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교인들의 우려도 적잖다. 교회라는 곳이 현장에서 말씀을 나누고 교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강성률 목사(수원종로교회)는 예배의 형태가 어떻든 교회의 본질이나 사명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발생한 물리적 거리감이 소외된 이웃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면 안 됩니다."

 

 

강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선교의 지평을 넓힌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수원종로교회는 방송장비와 스크린을 교체하고 홈페이지를 개선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는 죄가 아니다. 오히려 전도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이다. 성도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예배하는 행위를 존중하는 것으로 관점이 변화했다"며 "지금의 투자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밑거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원종로교회만의 생각은 아니다. 다른 교회들도 온라인으로 청년예배, 수요예배, 주일예배를 실시간으로 방송해 현장을 찾지 못한 사람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오프라인 예배를 완전히 안 할 수는 없다. 강 목사는 "교회를 방문하는 교인은 줄었으나 현장예배를 아예 포기할 수 없다"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최소한의 인원이 예배에 참석한다. 코로나 이후 소외받았다고 생각하는 교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모든 교회에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의무화와 소모임 금지 등의 지침을 내렸다. 이를 위반한 경우 최대 벌금 300만 원에 처해진다.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강제 지침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강 목사는 "정부가 국민의 일부인 교회에 대한 이해와 대화가 부족했다"며 "전자출입명부는 편리하지만 교회입장에서 난해한 부분이 있어 합의를 구해야했다"는 생각을 전했다.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제도는 규모가 작은 교회일수록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인원이 적어 한 사람의 무게감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전자출입명부 사용이 어려운 교회들에게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강 목사는 "주중모임이나 중보기도모임 등 모든 소모임이 다 중단됐다"며 "우선 (현 지침을) 지키되 이후 시정 과정을 거쳐 교회 공동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도회 금지라고 하면 정규예배에 포함되는 수요예배나 새벽기도도 드릴 수 없어 소모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이것은 정부와 교회의 소통의 부재였던 것 같다. 교회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 목사는 앞으로 교회의 과제는 코로나19 이후 소외받았다고 느끼고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교회와 사회는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 연결돼야 한다.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온라인 예배는 오지 못한 성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설교를 전달하는 방식이 변화한 것이지 말씀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종로교회는

12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 최초의 개신교회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수원지역의 3.1운동과 국채보상운동, 애국계몽운동을 주도한 민족교회로 평가받는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김민기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