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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오락가락 통계 발표로 혼선

 

수돗물 유충 사태를 맞은 인천시가 오락가락 통계 발표로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해 서구 적수(赤水) 사고에 이어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와 같은 준(準)재난상황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기본이다. 통계가 정확하지 않거나 발표 기준이 자주 바뀌면 사태 추이 파악에 혼동이 생길뿐 아니라 행정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시에 따르면,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를 맞아 시는 지난 14일부터 매일 1-2 차례씩 유충 발생에 따른 조치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접수 민원은 건수와 시의 조치 내용이 골자다.

 

지난 14일 1차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시는 9일 서구 왕길동 소재 빌라에서 유충 민원이 처음 접수돼 이후 13일까지 5일 간 총 10건의 민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민원 건수뿐 아니라 왕길동 1건, 원당동 3건, 당하동 6건 등 민원 발생 지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당일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서부터는 발생 지역이 빠진 채 전체 민원 접수 건수만 명시했다. 시는 이날 오후 총 23건의 민원이 제기됐다고 했고, 다음날인 15일 3차 보도자료에서도 전체 101건의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발생 지역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다 16일에는 다시 정수장(공촌·부평·남동·수산)과 군·구별 유충민원 현장 확인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194건의 민원이 접수돼 이 중 유충이 90건 발견됐고 74건은 확인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통계에는 그러나 누락된 부분이 있었다. 당시 언론은 시의 발표 자료를 토대로 인천시 10개 군·구 가운데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에서 유충 민원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으나 정작 시 통계 자료에는 남동정수장 급수지역인 미추홀구와 남동구에서는 신고건수가 0건으로 나왔다.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공촌정수장 급수지역 통계만 발표했다. 공촌정수장 외 3개 정수장에 대한 민원접수 현장조사 결과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개 사안’으로 보고 공식 통계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다음날인 18일 배포한 자료에서는 공촌정수장 급수지역에서 들어오는 민원 현황도 빠지고 부평과 남동정수장 수계에서 들어오는 민원발생 건수만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소극적인 통계 발표는 18일 부평정수장과 부평권역 배수지 3곳에서 죽은 깔따구 유충 추정 물체가 나오면서 바로 무색해졌다. 19일 박영길 인천상수도사업본부장은 대응현황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유충 관련 민원 건수는 총 580건이며, 이 중 현장 조사를 벌여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실제 발견된 것은 149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엔 나오지 않은 부분이다.

 

통계에 따르면 수돗물 유충 민원의 약 3분의 1 정도에서만 현장 조사 결과 유충이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민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통계 발표 기준을 수시로 바꾸면 사태 축소 논란 등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사태 초반에는 공촌수계 중 3개 동에서만 발견됐기 때문에 그 곳만 특정해 공개한 것이고 이후 부평, 계양 등 다른 지역에서도 관련 민원 접수가 되긴 했으나 그 당시에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가 없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라며 “주민들에게 최대한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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