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의 오랜 인사예절문화를 확 바꿔놓고 있다.
오랜 만에 만나거나 친분이 두터운 사이일 경우 보통 반가움의 인사말과 함께 악수 또는 가벼운 포옹을 나누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러한 모습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기쁜 마음에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어색한 장면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가운데 가벼운 목례나 주먹맞댐이 새로운 인사예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기업 관계자나 자영업자 등 일각에서는 대인관계가 서먹해지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주민 김모(48·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씨는 “전혀 예측이 안 되는 주기로 코로나19감염이 이어져오면서 정상적인 대인관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오랫만에 지인을 만나도 양해를 구하고 목례로 안부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무원 최모(52)씨 역시 “예전에는 민원인과 통성명을 한 뒤 악수와 함께 명함을 교환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서로 목례를 하며 명함만 주고 받는다”고 전했다.
사업을 하는 조모(62·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씨는 “업무상 술자리가 다반사”라며 “그러나 자리는 충분히 떨어져 앉고 술잔을 돌리지 않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가 된지 오래”라고 했다. 특히 처음 소개받는 사람과 만날 경우 순간적으로 인사방법(악수를 해야 하는 지)을 고민하는,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일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54·여·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씨는 “여성들은 평소에도 악수문화에 익수하지는 않지만 최근들어 마스크를 쓰고 목례를 하는 것도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늘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사예절문화가 바뀌면서 인간관계가 예전에 비해 점점 삭막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현재 인천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384명으로 집계됐으며 인천공항 입국자들의 감염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신문 / 인천 = 이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