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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흙탕물 파도 덮쳐"…이천 저수지 붕괴로 마을 초토화

산양저수지 둑 터져 순식간 물바다…방역초소 300m 떠밀려 논바닥에
신속한 신고에 발 빠른 대피로 인명피해는 모면…10여 가구 침수피해

 

"면사무소를 다녀오는데 전방에서 집채만 한 흙탕물 파도가 도로를 타고 내려오더라고요. 저수지가 터진 줄 직감했죠."

 

2일 오후 복구작업을 벌이던 경기 이천시 율면 산양1리 이종진(65) 이장은 산양저수지 붕괴 순간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몸서리를 쳤다.

 

산양저수지 둑이 무너진 시각은 이날 오전 7시 30분을 조금 넘어서다.

 

2일 새벽 0시부터 7시간 동안 율면 지역에 내린 비는 193㎜.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우에 뜬눈으로 새운 산양저수지 아랫마을 저지대 주민들은 저수지부터 마을을 관통하는 폭 7∼8m의 산양천이 차오르자 고지대에 있는 이웃집으로 대피했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체 길이 126m인 산양저수지 둑의 방수로 옆 30m 구간이 뚫리며 흙탕물이 쏟아졌고 순식간에 산양천이 범람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저수지 물은 마을 컨테이너 창고를 가볍게 쓸고 내려갈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마을 입구에 있던 컨테이너 창고는 150m가량 떠내려가다 복숭아밭에 맥없이 처박혔다. 마을 앞길에 설치된 구제역 방역초소는 300m 떨어진 논 한복판까지 떠밀려갔다.

 

산양천 바로 옆 10개 가구가 침수 피해를 보았으며 이들 가구의 창고용 임시 건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천500㎡ 규모의 복숭아밭의 40여개 복숭아나무는 급류에 기울어지며 뿌리가 피해를 보아 올해 수확은 포기하게 됐다.

 

바로 옆 3천㎡ 포도밭은 물이 빠지자 토사가 가득 차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논 5ha도 침수 피해를 보았고 일부 이재민도 발생해 율면체육관에 이재면 대피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축구장 2배 크기의 면적 1만7천490㎡의 산양저수지는 둑이 터지고 물이 모두 빠져 나가면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마을 주민들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천시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곧바로 신고했고 이장님이 현장 상황을 빨리 알려줘 '산양저수지가 붕괴한다'는 내용의 재난재피문자를 신속히 보내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진 이장은 "첫 신고를 한 주민은 저수지 위에 사는데 둑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바로 소방서 등에 알렸다고 한다"며 "저수지에서 마을 주택까지 거리가 380m에 불과해 만약 밤 시간대에 둑이 터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1966년 농업용저수지로 지어진 산양저수지는 높이 10m, 길이 126m로 총저수량은 6만t이다. 인근 논 23ha에 농사에 필요한 물을 공급한다.

 

마을주민들의 기억에 의하면 산양저수지는 1970년께 한번 둑이 무너졌으며 이번 붕괴가 2번째로 50년 만이라고 한다.

 

올해 초 이천시 안전점검에서는 B등급으로 나와 위험 등급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