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륜에 앞장선 친일인사 안익태가 만든 곡조의 애국가를 관행으로 계속 부르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보통명사로서의 애국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임진택 문화운동가 겸 창작판소리 명창이 오는 14~15일 양일간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20 대한민국 애국찬가 페스티벌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통해 공식적인 무대에서 최초로 ‘아리랑 애국가’를 선보인다.
1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만난 임진택 총감독은 이번 ‘동고동락’ 페스티벌에 대해 “현행 애국가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으며, 독립운동 시절부터 분단, 한국전쟁 등 역사적으로 지난 100년간 국민들이 불러온 보통명사로서의 애국가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기회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임 총감독은 “‘아침이슬’이나 ‘내나라 내겨레’, ‘님을 위한 행진곡’ 등 100년간의 역사 속에서 불린 많은 노래가 자칭 애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국가인 곡들이 많다. 보통명사로서의 애국가들을 모아서 콘서트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국가는 법률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국가(國歌)에 준하는 곡인데, 한 나라의 애국가가 친나치주의와 결합된 친일을 한 반애국자가 작곡했다는 것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꼬집으며 여론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밝혔다.
그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한 작년부터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다 현행 애국가에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애국가를 대한민국의 국가로 직접 규정한 법률은 없으며,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정부상징 10문 10답을 살펴보면 애국가는 1936년 안익태 작곡, 작사자 미상인 곡을 관습상 인정한다.
임진택 총감독은 “국민들이 안익태 곡조의 현행 애국가가 아닌 다른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 법률상 가능하다. 잘 찾아보고 발견해 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 방안으로 ▲안익태 작곡의 현행 애국가를 아예 곡조와 가사가 다른 노래로 부르는 방법 ▲현행 애국가의 가사는 살리되 친숙한 곡조인 아리랑으로 대체한 ‘아리랑 애국가’를 부르는 방법 등 친일파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를 대체할 방안으로 제시했다.
‘아리랑 애국가’를 제안한 임 총감독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작사한 현행 애국가 노랫말을 아리랑으로 4절까지 부르는 방법, 축약해 1절만 살려 부르는 방법, 현행 애국가 1절을 그대로 부르고 2절은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노랫말로 구성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택 총감독은 특히 경기도에서 애국가를 바꾸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페스티벌을 시작하는 뜻깊은 계기를 전했다.
임 총감독은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당시 많은 학교의 교가 역시 친일파가 만든 곡이 많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그때 경기도가 제일 먼저 도가(道歌)를 바꾸자며 앞장섰고, 그것을 보고 애국가를 바꾸는 데 있어서도 함께할 수 있겠다 싶어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새로운 경기도 노래 공정한 공모전’을 개최했으며, 이는 수십년간 불려온 경기도가(道歌) 작곡가의 친일논란을 계기로 변화된 시대상과 경기도의 비전, 정체성을 담기 위해 기획됐다. 뿐만 아니라 도는 올 연말까지 친일문화잔재 청산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임진택 총감독은 끝으로 “새로운 애국가를 향한 대장정의 첫 출발인 ‘2020 대한민국 애국찬가 페스티벌’에 대한 도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