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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장난과 농담의 한계

 

장난은 보통 친한 사람들 사이에 재미를 만들기 위하여 한다. 하지만 아무리 친하고 재미를 만들기 위하여 한다고 해도 장난은 무한정 인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장난에도 한계(限界)가 있는 것이다. 그 한계를 벗어나면 대부분 불상사로 이어지게 마련인 데 그것은 비극이다.

 

언젠가 어느 지방 도시에서 신랑을 달기 위한 장난이 있었다. 친구들이 신랑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발바닥을 장작개비로 때리는 장난이었다. 당사자인 신랑은 처음에는 아프다고 엄살을 부렸으나 장난이 계속되면서 고통이 심해졌다. 불길한 예감을 감지한 신부가 무릎을 꿇기까지 하면서 극구 말리자 신랑 친구들은 신부에게 여러가지 주문을 했다.

 

신랑과 끌어안고 진한 입맞춤을 하라는 등등이었다. 장난은 계속 되었고 정말 고통이 심해진 신랑은 ‘그만해’라고 소리를 쳤지만 장난은 계속 되었다. 그 결과 신랑은 목숨을 잃었다. 웃음꽃이 피어야 할 잔치 날에 일어난 눈물의 비극이었다. 그것은 장난의 한계를 넘어선 과실치사행위이다.

 

물 속에서도 목숨을 위태롭게 한 장난이 자주 있다. 수영을 못하는 친구를 물 속에 던지는 장난인데 역시 모 대학에서 학생이 죽었다. 역시 과실 치사 행위이다. 장난뿐만 아니라 농담에도 한계가 있다.

 

친구들끼리 술좌석에서 ‘야! 잇마! 너 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치든?’하는 농담이나 ‘이 새끼 뒈지려고 환장했나?’하는 말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언젠가 친구들이 모여서 술을 함께 하는데 한 친구가 다른 한 친구에게 술을 따르자 ‘많이 먹었으니 그만 할게’라는 말에 술을 권했던 친구가 “이 새끼 술도 똑바로 못 마시고……. 야! 너, 인생 그 따위로 살지 마!”라고 했다. 술 한 잔을 안 받는데 뭐가 대단한 잘못이라고 ‘그 따위’란 말을 사용하는가!

 

술도 음식이다. 술좌석에서도 지켜야할 예의가 있는 것이다. 음식을 강권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술이란 자기 몸에 맞추어 마셔야 하는 음식이다. 몸에서 받지 않는데 강제로 술잔을 받게 하여 먹이려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술잔을 받지 않고 술을 함께 맞추어 마시지 않는다고 술을 권하는 친구가 그 상대인 친구에게 함부로 말을 하여 결국은 다툼이 되고 멱살잡이로 번지는 일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즐기자고 마시는 술이 싸움으로 번진다면 그런 술자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좋았을 것이다.

 

농담도 할 수 있는 농담이 있고 하지 말아야할 농담이 있기에 농담에도 그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런 술좌석에서 일어나는 심한 농담은 그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농담의 한계를 벗어난다면 속된 말로 돈쓰고 친구와 등지고 그것이 무슨 술자리인가!

 

장난이나 농담도 ‘넘치면 부족한 것만큼 못하다’는 속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에서 서로가 그 한계를 지켜갈 때 우리 사회는 웃음의 생활 꽃이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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