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수원역 인근의 한 건물 옥상에서 발생한 20대 남성 A씨 투신소동(인터넷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599305 보도)은 당시 두 경찰관의 기지로 해결됐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해결사로 나선 이들은 수원서부경찰서 매산지구대 소속 이제범(33), 이인범(30) 순경이다.
26일 수원서부서 등에 따르면 A씨가 5시간 가까운 설득에도 불구하고 옥상 난간에서 내려올 기미가 없자, 이제범 순경 등은 그를 강제로 끌어내기로 결정했다.
기회를 엿보던 이 순경은 A씨가 담배를 달라고 하자, 일부러 이를 그의 발 앞에 떨어뜨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A씨가 담배를 집어들기 위해 상체를 숙이자, 이 틈을 타 이 순경 등이 그를 난간 아래로 끌어당겼다.
이제범 순경은 24일 경기신문 기자와 통화에서 “(A씨를) 잡아당기는 게 정말 긴박한 순간이었다”며 “잡아당길까, 말까 계속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만약 실패할 경우 A씨가 그대로 건물 아래로 뛰어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순경은 “A씨는 대화로는 설득이 안 될 것 같다고 느꼈다”며 “계속 (언제 잡아당길지) 최고의 타이밍만 보고 있었다”고 했다.
이 순경은 담배를 주우려 허리를 숙였을 때가 절호의 기회였던 것 같았다고 말하면서도,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특별한 소감은 없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하지만 자칫 실수라로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까봐 긴장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제범 순경은 A씨에게 "나도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어렵게 경찰에 들어왔다"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A씨 역시 부모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간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A씨도 차츰 경계심을 풀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건조물침입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의 사정이 딱 하긴 하지만 혐의가 중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벌금 미납 전력이 있는 그는 현재 검찰로 넘겨져 노역장에 유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