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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음모론의 매력(?)’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대 매력을 하아~ 잊을 수가 어~없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던 이 곡은 김성희라는 가수가 부른 ‘매력’이라는 노래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1982년에 발표했으니 39년이나 지난 노래다.

 

매력(魅力)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수많은 매력 덩어리들이 존재하고 있다. 사람, 종교, 자연, 일반 사물에까지 그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매력이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모론’이다. 음모론은 일견 그럴듯한 서사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혹세무민하기에 좋은 콘텍스트(context)는 여기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재생산 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의 경제와 사회, 정치를 통제하고 있다는 ‘일루미나티’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음모론은 빌 게이츠가 코로나19를 살포하였다는 주장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황당해 보이지만, 인간의 뇌가 가진 ‘확증 편향성’은 이와 관련한 정보를 취사선택하면서 자기만의 생각을 더 공고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도 이와 같은 음모론이 매력(?)을 뽐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바이러스 테러 음모론’이다.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씨는 외부의 불순한 세력이 사랑제일교회에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역 공안 정국’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그의 주장은 기자회견과 보수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그가 한 말을 정확하게 살펴보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내뱉는 말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겨 보면 “이것은 반드시 외부 불순분자들의 바이러스 테러 사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아무런 근거 자료도 없이 그저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는 외부불순분자들의 몫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전광훈씨가 생각하는 외부불순분자는 그가 ‘느끼는’ 좌파일 것이고, 누군가는 그가 ‘느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렸다. 이런 황당한 주장이….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무맥락적 언어의 유희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2020년의 대명천지에 가당치도 않는 일을 목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광훈씨가 근거 없는 논리를 통해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이유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그의 언술과 행동은 사상누각처럼 황망하고 허무하다. 만약에 전광훈씨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바이러스테러를 주장하고 싶다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증거가 없는 주장을 반복한다면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불순 세력’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때 비로소 음모론은 더 이상 음모론이 아닌 실체가 된다.

 

요즘 TV에 나오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보면 미안하고 딱하다. 코로나19 초기에 방송 화면에 보였던 검은 머리는 하얗게 세어 버렸고 얼굴은 늘 초췌하다. 오죽하면 대통령께서 질병관리본부까지 가서 청장 임명장을 수여했겠는가 싶다. 공동체를 위한 그의 헌신이 존경스럽다. 이러한 그에게 응원과 지지는 보내지 못할망정 재는 뿌리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세상일은 보편타당한 상식선에서 결정된다. 왜냐하면 사회에는 집단지성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며 이는 곧 여론이 되고, 지지를 획득하는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음모론과 미혹에 빠지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기를 소망한다.

‘방역은 정은경 청장에게, 예배만 목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