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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작업' 두고 첨예한 대립…택배업계는 왜 불 붙나

택배노조, "약속대로 분류작업도우미 투입해야"
"택배기사를 따로 보호하는 제도 없어"
택배사, "법원 판결에 따라 택배기사의 업무"
진경호 택배연대 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 "생활물류법 필요"

택배노조와 정부가 계속된 협의안에도 난관에 부딪히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분류작업과 생활물류법 개선을 요구하는 가운데 택배업체는 법원 판례에 따라 본래 택배기사의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분류작업은 누구의 업무인가

 

대다수의 택배업체는 택배물량을 허브터미널에 보낸다. 이 곳에서 분류된 택배는 각 지역 서브터미널로 배달되고, 택배기사는 서브터미널에서 해당 권역별로 나눠 고객에게 배송한다.

 

지난 21일 정부는 택배노조와 협의에 따라 추석성수기에 서브터미널 분류 인력을 하루 2067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3일 택배노조는 정부가 약속한 ‘분류작업도우미’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24일부터 도내 서브터미널의 노조원들은 기존 오전 6시가 아닌 오전9시부터 출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4일 광주의 한 서브터미널에서 근무하는 10년 경력 택배기사 A씨는 “옛날에는 지금보다 물량이 없어 관행적으로 (분류작업을) 해왔다”며 “분류에만 6~7시간을 쏟으니, 정작 배송은 1시가 넘어야 나간다”며 분류작업에 대해 공짜 노동이라 비판했다.

 

성남 서브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택배기사 B씨도 “지금 처리하는 물량을 보면 매일매일이 추석”이라며 “휠소터가 있어도 오분류가 많아 오히려 손이 많이 간다”고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분류작업을 돕는 자동화설비(휠소터)를 구축해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으나, 일부 택배기사들은 이마저도 작업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택배업체는 택배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에 분류작업에 따른 비용이 포함돼 추가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택배업체 관계자는 “두 차례의 법원의 판결에 따라 분류작업이 택배 업무에 해당한다고 결정됐다”며 “자동화 설비를 마련해 과중한 업무 또한 줄어들어 빠른 배송과 업무 효율성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 택배노조의 숙원 ‘생활물류법’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은 민간 택배사업체 소속이 아닌 개인 사업자에 해당한다. 택배기사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속해 택배대리점과 '위탁용역' 형식의 계약을 한다.

 

소형 화물차를 이용한 배달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자동차관리법'으로 간접 관리되고 있다.

 

택배기사 A씨는 “20년 동안 택배요금은 거의 그대로지만, 우리를 보호하는 법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부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을 마련해 ‘택배업’을 별도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택배사업에 관여하지 않은 쇼핑몰업체가 택배료의 일부를 가져가는 ‘백마진’에 대한 규제도 이뤄진다.

 

진경호 택배연대 노조 우체국본부 본부장은 “인터넷쇼핑 택배료는 보통 2500원인데, 인터넷 쇼핑몰 이 택배사와 계약을 할 때 평균 택배단가가 국토부 추산 1730원이다. 그럼 770원은 백마진이나 리베이트로 대형 인터넷 쇼핑몰 회사로 넘어가는 구조다.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비용을 인상하지 않고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