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구름많음동두천 24.0℃
  • 흐림강릉 24.9℃
  • 흐림서울 24.8℃
  • 대전 25.5℃
  • 흐림대구 29.6℃
  • 흐림울산 26.5℃
  • 박무광주 24.5℃
  • 흐림부산 25.9℃
  • 흐림고창 25.0℃
  • 흐림제주 28.4℃
  • 구름많음강화 23.8℃
  • 흐림보은 25.2℃
  • 흐림금산 26.0℃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7.1℃
  • 흐림거제 25.7℃
기상청 제공

영업 재개 됐지만 녹록치 않아.. 폐허속에 핀 네온사인들

유흥업소 속칭 '아가씨'들 지방으로 내려가 영업 쉽지 않아
밀린 월세만 3500 만 원.... 죽을 맛

 

“문을 열긴 열었는데...걱정이 앞서네요.”

 

12일 오후 11시, 부평역 앞 번화가는 오랜만에 네온사인들로 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유흥업소들의 영업이 일제히 재개됐다. 그 동안 문을 닫았던 노래방과 노래클럽, 유흥주점, 나이트클럽 등 간판엔 불이 켜졌고 번화가에선 오랜만에 클럽 DJ의 멘트와 함께 베이스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이들 업소는 그간의 피해가 너무 심해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전했다. 월세와 장기간 영업중지로 인한 주요 고객의 이탈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

 

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부평의 한 노래방. 2곳의 부스만 채워졌을 뿐 나머지는 비어 있었다. 평일이긴 해도 영업중지 전보다 손님이 줄어 주인 A(42·여)씨는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속칭 ‘아가씨’(유흥을 돋는 접객원)들이 수도권 유흥업소 제재로 썰물처럼 지방으로 빠져나가 1종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A씨의 입장에선 큰 고민이다. 이들이 없으면 사실상 영업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그 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3개월을 견뎠다. 아직 주말이 아니라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업주들의 단톡방을 봐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영업 중지 기간 중 일부 업주들은 건설현장에 나가기도 했다고 A씨는 귀뜸했다.

 

취재 도중 A씨의 휴대폰으로 예약이 들어왔다. A씨와 부장은 ‘아가씨’들을 부르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했지만 전부 “없다”는 이야기만 들려왔다. A씨의 한숨소리가 높아졌다.

 

한 가요프로그램의 이름을 딴 유흥주점 역시 예상보다 사람이 적었다. 2030들이 춤을 추고 술을 먹는 이곳은 영업장 주변에 늘 사람들이 북적였다. 종업원은 “첫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번화가 한복판의 이 업소는 테이블 5곳에만 손님들이 있었다. 평소 이 시간쯤이면 10테이블 정도의 매상을 올렸는데 반 토막이 난 것. 사장 B(40·남)씨는 아예 작정한 듯 “이제 이 업종은 끝났다”고 말했다.

 

B씨는 코로나19 대책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와 매스컴이 1종 유흥업소들을 코로나19의 온상지처럼 떠들어대는 동안 2종 라운지펍 같은 유사1종 업소들이 손님들을 다 가져갔다”며 “똑같이 술 먹고 춤추는 곳인데 왜 유사업종은 영업정지를 안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B씨는 “워낙 가면 안 되는 곳으로 낙인 찍혀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예전 같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의 가게는 5개월 간 문을 닫아 사실상 올해 절반을 휴업했고 현재 밀린 월세는 약 3500만 원. 건물주에게 양해를 구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들 유흥업소는 QR코드 및 방문자 확인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으며 테이블과 부스마다 손소독제를 갖춰놓았다. 각 구는 심야시간 때 불시 방문, 방역 준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