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아이 키우다 보니 정작 나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때론 가족이라는 단어가 싫을 때도 있고 영화 보면서 내 이야기 같아 펑펑 울었어요.”
1년 전 오늘,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산후우울증을 겪는 동시에 경력단절이 된 주인공 김지영(정유미)의 상황에 공감한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2019년 10월 23일 개봉한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주인공은 산후우울증을 겪고, 어린 자녀를 두고 다니던 직장으로 복귀할지 고민한다.
또 극 중 한 엄마는 아들 구구단을 가르치려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것 같다고 푸념하고 또 한 엄마는 연극영화과에서 배운대로 딸에게 구연동화를 해준다며 웃어넘긴다.
두 아이를 키우는 결혼 6년 차 A씨(36·안양시 동안구 거주)는 “아이 키우는데 매진하다보니 가끔 직장 생활하던 때가 그립고 꿈만 같다”며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자신의 이야기 같아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실제 수원, 용인, 안성 등 경기도내 맘카페에서도 “이러려고 대학 졸업했는가 싶다”, “아이들 등원시키고 다시 봤는데 몇 번을 봐도 내 모습 같아 슬프다” 등 엄마이자 아내인 여성들이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9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주간에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살펴보면 2020년 여성인구는 총인구 5178만1000명 중 49.9%에 해당하는 2583만 5000명이다. 지난달 기준 경기도내 거주하는 여성 인구는 665만2408명이다.
2019년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비율은 19.2%로 2018년 20.5%에 비해 0.3%로 하락했으나 경력단절의 이유는 ▲육아 38.2% ▲결혼 34.4% ▲임신과 출산 22.6%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도내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돕고자 경기여성 취업지원금 등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운영하며 직업교육훈련, 집단상담프로그램, 여성고용유지지원 사업 등 경력단절예방지원사업를 진행하고 있다.
팔달여성새로운일하기센터 관계자는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젊은 여성부터 중년층 어머님들까지 충족하기 위해 산후케어, 단체급식뿐 아니라 스킬업행정실무, 생산정보시스템전문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집, 학교를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젊은 엄마들의 참여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관심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