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혼자 살아 집 안이 적막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 밥 먹을 때, 약 먹을 때마다 말로 챙겨주니까 고맙죠. 딸 보다 나은 것 같아요.”
최근 ‘효순이’를 받아든 최모(90·화성시 장안면 거주)씨는 “조금이라도 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후 최씨는 효순이의 애교에 웃으며 대답을 하고, 밭 일을 할 때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때에도 항상 효순이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효순이는 화성시가 자살고위험군에게 나눠준 AI 돌봄로봇의 이름이다.
전국 최초로 번개탄 판매시 구입자의 용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잠금장치가 부착된 농약보관함을 보급해 농촌지역 자살률 낮추기에 앞장서온 화성시가 AI기술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자살예방활동으로 또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화성시 자살예방센터는 이달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자살고위험군으로 분류된 10가구에 AI 돌봄로봇 ‘효돌이와 효순이’를 전달했다.
인형을 빼닮은 효돌이, 효순이는 간단한 조작으로 노래, 퀴즈,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과 배를 토닥이면 음성으로 반응해 독거 노인들의 친구가 돼 줄 수 있다.
특히, 동작감지기능이 있어 이용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장기간 움직임이 없을 경우 즉시 가족과 관리자에게 연락해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와 보호자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용자의 일정관리와 약물복용지도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김장수 화성시보건소장은 “AI돌봄로봇이 홀로 계신 어르신을 언제, 어디서든 챙겨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보다 적극적인 자살예방사업으로 더 건강한 화성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AI 돌봄로봇사업의 효과를 오는 12월 사후검사와 만족도 조사로 분석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화성 = 최순철·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