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 보도평가위원회 10월 회의가 지난 22일 열렸다. 위원들은 10월 한달 간 경기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며 개선점과 함께 앞으로 경기신문의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위원들은 지난 달 회의 때 나온 개선 사항에 대한 사측의 피드백을 청취하고 변화한 모습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기자 윤리 강령'이나 '저널리즘' 등 기본적인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경기신문이 이를 지키며 더욱 성장해 나가기를 당부했다.
회의는 박조원 위원장(한양대학교 교수)을 비롯해 송건영(경기대학교 교수), 사정희(화성시민주시민교육센터 팀장), 여면구(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임선일(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위원이 참석했고, 참석하지 못한 홍숙영 부위원장(한세대학교 교수)과 고형권(작가) 위원은 서면 평가서를 제출했다. 사측에서는 심흥식 논설주간이 회의에 참여했다.
회의는 발열 체크,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진행됐다.
아래는 10월 회의 내용이다.
△ 심흥식 논설주간
= 회의에 앞서 9월에 보도평가위원회에 나왔던 의견 중 반영된 부분을 알려드리겠다. 사정희 위원이 말씀하신 ‘이재명...하다’ 라는 식의 기사는 이번 달 기사에서 많이 변경됐다. 정치부 데스크도 항상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
고형권 위원이 말씀하신 고등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이나 미술대회 개최는 사업인 만큼 2021년이나 그 이후의 사업계획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겠다.
홍숙영 위원이 말씀하신 ‘삽화에 쓰인 그림의 선정적인 부분’은 신문 윤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홈페이지의 삽화를 변경, 수정했다.
또한 ‘홈페이지 첫 화면에 주요기사의 짧은 헤드라인 기사’에 대한 의견도 반영했다. '스토리가 있는 부고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유명인들의 부고 기사는 스토리 형식으로 만들어 놓지만, 일반인은 전무한 상태다. 데이터를 축적해 장기 과제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박조원 위원장
= 모든 의견들이 바로 반영되는 것은 힘들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신문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부탁드리겠다. 오늘은 홈페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지만 홈페이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평가, 의견을 제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 송건영 위원
= 페이지 수를 줄이다 보니까 신문을 보면 무게감이나 기사량 면에서 부족한 느낌이 든다. 특히 지면 좌·우측 공간이 0.5cm 정도 줄어들어 가볍게 보인다. 편집에서 좀 더 세심하게 밸런스를 맞춰 공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또 지역의 로컬뉴스를 강화하길 바란다. 지역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마다 스포츠센터나 체육 동호회가 있는데, '술 먹는 양궁인들의 모습'(14일자 기사) 같은 비판적인 기사 보다는 '긍정의 힘'으로 지역 체육 동호회를 소개했으면 한다. 비판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체육 동호회 기사를 시리즈로 소개하면 더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여면구 위원
= 송건영 위원이 말씀하신 꽉 찬 느낌, 풍부한 느낌의 지면을 만들자는 의견에 동감한다. 추가로 지면의 글자 자간이 넓은 것 같다. 기왕에 넓혔다면 ‘경기신문은 내용이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빡빡하게 내실 있는 기사들로 채웠으면 좋겠다.
홈페이지 부분을 살펴보면 기사 제목에 "진짜 '국민의 짐'이 되지 않도록 바란다"(20일자 기사)라는 기사 제목을 보면서 중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사 내용에는 국감에서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독자들은 제목을 먼저 본다. 야당에서 했던 이야기도 함께 헤드라인 제목에 나와야 기사가 완성된다. 신문 지면에는 나왔다. 다만 홈페이지 제목을 뽑는데 더 신경쓰면 좋겠다.
또, PC로 볼때 첫 화면의 사진이 너무 크다. 비주얼적인 면을 확대하기 위해 포인트를 준 것 같지만, 너무 커서 세련되지 않다. 홈페이지 첫 화면의 사진 사이즈를 줄이길 바란다.
지면을 보면 여러 면이 있는데 ‘종합’이라는 면은 지나치게 종합적이고, 일반적이다. 내용을 더욱 강화하여 ‘이슈’라든지 ‘포커스’라든지 변경을 고려해보면 좋겠다. ‘종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일반적인 느낌이 든다. 제목 중에 ‘경기 in’ 은 좋다. 그런데 ‘포커스 in 수원’ 도 있다. in이 자꾸 반복되니 중복된 느낌이 든다. 포커스 in보다는 포커스로 하는 게 낫겠다. 전반적으로 신문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제목하고 내용이 불일치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임선일 위원
= 경기신문의 단신기사가 성의 없어 보인다. 내용을 충실하게 해 기사를 확장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에 미치는 교육 방향성 제시'(22일자)를 보면 코로나19라는 핫이슈의 주제는 연구자와 직접 통화를 해서라도 '교육에 어떤 변화가 올 건지에 대한' 확장된 기사를 쓸 수 있어야 한다. 기사를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 사정희 위원
= 전체적으로 느낀 것은 경기신문이 ‘처음보다 재미있어진다, 눈길이 간다’이다. 더욱 발전하는 것 같다.
기사는 비판적 시각이 있어야 된다. 부정적인 부분을 내세운다는 표현보다는 ‘바꿔야 할 것’들, ‘개선해야 할 것’들을 기사에서 끌어내야 한다.
22일자 1면 기사인 ‘동부건설, 3분기 건설현장 사망사고 1위’ 등 이런 취재기사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기사를 보면서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많이 개선되어야 하겠구나’ 하는 정보를 얻는다. 소개만 하는, 보도자료만 그대로 내는 기사가 아니라 취재기사가 많아지는 것, 그것이 독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또 제목에서의 '중립성'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1면을 봤을 때 임팩트 있는 사진도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2면에 종합면이 배치돼 있는데, 마치 다 정리된 면이 2면에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후반부로 배치하면 어떨까 한다.
△ 심흥식 논설주간
= 일반적으로, 2면의 기사들에 대해 기자들은 ‘쓰레기통’이라 말한다. 1면의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고, 보통 3면에는 반드시 해설기사가 나오는데, 해설기사를 쓸 수 있어야 여론이 형성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사들은 스트레이트와 해설기사 구별이 안 된다. 그것이 문제다. 1면에는 사실을 위주로 쓰고, 3면 해설기사를 쓰다보니까 전체 기사 중 1면에서 소화하지 못한 기사들이 주로 종합면에 들어간다. 그래서 종합면을 이슈라고 칭하기는 좀 그렇다. 새로운 단어를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
△ 임선일 위원
= 지면 상단에 있는 ‘정치’라는 섹션의 단어를 눈에 띄게 했으면 한다. 전통적인 지면의 방식을 벗어나 제목의 컬러, 크기, 위치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 여면구 위원
= PC에서 경기신문 홈페이지 첫 화면의 사진 크기는 크지만 모바일에서는 적당하다. 특히 경기신문 홈페이지의 모바일판과 PC판의 판형이 똑같이 연동되어 있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글씨가 작게 보여서 가독성이 떨어진다. 독자들은 PC보다는 모바일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그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 송건영 위원
= 큰 이슈를 보도하면서, 예를 들어 ‘경기신문에 줬더니 사실보도를 넘어 진실보도를 하더라’는 소문이 나면 진실을 밝히려는 제보자가 줄을 이을 것이다. 큰 이슈를 누가 봐도 저항없이 취재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면 경기신문이 더 신문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박조원 위원장
= 그런 점에서 경기신문의 약한 점이 심층보도이다. 아쉬움이 있다. 좀 더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사가 나와야 한다. 지면이 부족해서 못나가는 부분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링크를 통해 충분히 보강된 취재기사를 올릴 수 있다. 심층보도로 뒷심을 키워라. 필요 없는 기사 빼고 중요한 기사만 늘여라.
△ 심흥식 논설주간
=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지 않고 과감하게, 임선일 위원이 말씀하신대로 연구원 인터뷰를 해서라도 자기 기사가 될 수 있도록 하나씩 바꿔가도록 하겠다. 경기신문의 사설도 중앙지 사설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사설 쓰시는 분이 20년 쓰셨고, 중도 개혁파이다. 모든 정보를 검색해서 리라이팅(rewriting) 하는 등 준비된 사설이다. 경기신문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 송건영 위원
= ‘어느 기자한테 가야 제보내용이 보호되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이 기사를 끝가지 취재할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는 기자’라는 소문을 듣고 어느 신문사, 어느 기자한테 제보자가 찾아간다. 수사는 증거가 있어야 되지만 기사는 글로써도 가능하니까.
특히, 정부가 바뀔 때 많은 제보들이 나온다. 기사 하나로 개혁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제보자가 취재기자를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정보 제공자에 대한 관리도 치밀하고 체계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게 바로 다 정보력이 된다. 단지 홈페이지에 ‘제보 받습니다’ 정도로만 그치지 말아야 한다.
△ 박조원 위원장
= 경기신문 홈페이지 소개 페이지를 들어갔다. 경기신문 기자윤리강령이 있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홈페이지에도 기자윤리강령이 나와 있지 않았다.
경기신문 기자윤리강령은 언론의 자유, 언론의 독립, 사실과 진실보도, 개인의 명예 존중과 사생활 보호, 취재원 보호, 차별금지, 올바른 정보수집과 사용, 품위 유지, 독자의 반론권 보장, 오보 정정. 10개의 항목이었다. 하지만, 각 항목 마다 설명이 한 줄씩이었다. 구체적이지 않고 윤리 가이드라인이 막연하고 모호하다. 그러면 이것은 선언적인 것 밖에 안 된다. 실용성이 없다. ‘이렇게 다짐합니다.’ 라는 정도로는 기자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 않을까.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지의 기자윤리강령을 찾아봤다. 뉴욕타임스의 기자 윤리 강령에서 나오는 단어가 1만 1500단어, 1100행이며, 원고지 기준으로 240매, 책 한 권 정도이다. LA타임스는 지방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가 4000단어, 원고지 기준으로 100매 정도의 기자윤리강령이 굉장히 세밀하고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여행담당, 출판담당 기사 등의 기자들은 이렇게 해라. 매우 구체적인 예시들이 나온다. 취재원과 밥을 먹을 때는 어떻게 해라. 심지어는 가족 구성원의 저널리즘의 이해충돌에 대한 대응도 나와 있을 정도로 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경기신문의 기자윤리강령은 단지 10개 항목의 한 줄의 설명뿐이다. 선언적인 의미 외에는 없다. 아직은 여력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자 윤리에 대한 ‘세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여기 보면 기자의 커뮤니티 활동, 방송 출현 등에 대한 승인 절차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세한 내용이 나온다. 이것은 기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신문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윤리라는 것은 신뢰성을 주는 것이지 않느냐. 이것이 바로 신문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기자의 의견수렴과 외부사례를 확인해 가면서 보도 준칙까지 포함한 경기신문만의 기자 윤리 매뉴얼 개발 장기프로젝트가 필요한 때이다.
△ 심흥식 논설주간
= 사실, 한국의 저널리즘은 죽었다. 한국의 저널리즘은 지나치게 상업화, 권력화 되었다. 권력이나 돈으로 바꿔치기하는 기사들이 팽배해 있다. 음식점 평가할 때도 돈을 내야 되는데, 돈을 받고 기사를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신문방송학과 출신은 학교에서 윤리 교육을 받지만 사실 기자를 뽑을 때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나 윤리의식을 먼저 보고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토익점수나 상식 등의 시험성적에 맞춰 기자를 뽑다 보니까 윤리의식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경기신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 전반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기자윤리강령의 제대로 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 사정희 위원
= 경기신문이 앞장서서 기자윤리강령을 만든다면 여러 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 송건영 위원
=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규정을 지키도록 한다면 맑고 투명한 사회로 변화 될 것이다. 이런 주춧돌이 될 수 있는 변화의 장기프로젝트 사업을 경기신문에서 시행한다면 좋겠다. 이제 기자도 변화해야 할 때이다.
△ 심흥식 위원
= 좋은 의견이다.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게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교육해 변화시켜 나아가겠다.
△ 박조원 위원장
= 경기신문이 소규모 언론사이기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힘들지만 작은 발걸음부터 보완해 가면서 시작하면 좋겠다.
△ 임선일 위원
= 저는 경기신문 ‘오늘의 운세’를 자주 보는데, 22일자 오늘의 운세를 보면 31년생이 나온다. 그 분들의 올해 나이가 90세이시다. 그리고 내용을 보면 ‘사람과의 유대관계에 힘써라’이다.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분들이 얼마나 많이 오늘의 운세를 보시겠느냐. 오늘의 운세에 나오는 연령은 1987년생(34세)이 가장 어린 나이인데, 31년생보다는 차라리 젊은 독자를 위해 20대의 운세를 추가해 싣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 홍숙영 부위원장(서면 평가서)
= 사건의 대상이 된 당사자에 대한 일방적인 보도는 지양하기 바라며, 당사자의 의견도 들어보고자 노력해야 한다. 만약 무응답일 경우 그 내용을 기사에 표시하는 것이 중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후 언론관련 분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자치단체 관련 보도에 있어 단체장 위주의 일방적인 홍보성 기사보다는 참석자, 관련자의 인터뷰 내용을 포함해 입체적인 기사가 되도록 권고하고 싶다.
△ 고형권 위원(서면 평가서)
= 지역신문에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은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 주재기자들이 지자체에서 공급하는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것도 상당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작금의 전통미디어 시장의 환경이 바뀌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 단순한 정보 전달 중심의 속보경쟁이 얼마나 유의미한가? 이미 결론이 난 상태이다. 따라서 전통미디어가 개인미디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심도 있는 보도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포천 문석완 기자의 특집기사는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준다고 판단된다.
“그린뉴딜시대 포천은 ‘석탄발전소’를 둘러싼 ‘전쟁’ 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4번에 걸친 특집은 경기신문의 중요한 자산인 지역주재기자가 어떠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할 것 인가? 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각 지역주재기자들이 해당 지역의 핫 이슈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조사하고 심도 있는 분석과 탐방을 통하여 개인미디어가 생산해 내지 못하는 질적인 기사를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
[ 정리= 노경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