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의 한 청년농업인이 아열대과수인 ‘바나나’ 재배에 도전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안성시 고삼면에 위치한 다릿골농원 김재홍(28) 대표.
농업대학을 졸업한 뒤 부모님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홍 대표는 '안성 손끝바나나'를 키우고 있다.
'안성 손끝바나나'는 인근 양성면의 아열대 유실수농장 '미라팜'에서 2017년 국립종자원에 국내 1호로 품종등록한 바나나로 유명하다.
하우스 6개동, 1200평 부지에서 오이를 재배했다는 그는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는 오이 대신 지난해 9월부터 하우스 1개동, 200평 부지에서 손끝바나나를 시범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열대과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지난 6월부터는 규모를 늘려 현재 4개동, 800평의 온실에서 바나나를 기르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 중인 바나나는 대부분 ‘삼척, 사척, 몽키’ 바나나로 불리는 외래품종이다.
김 대표는 손끝바나나의 특징에 대해 “삼척바나나는 3m, 사척바나나는 4m 가량 자라지만 손끝바나나는 2~2.5m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며 “오이나 과채를 재배하는 하우스에서는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도 등 품질에 대해서도 “바나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지만, 맛 차이는 크게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손끝바나나을 키우는 장점 중에 하나로 난방비를 꼽았다.
다른 바나나의 경우엔 하우스 온도를 20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손끝바나나는 15도 미만 저온에서도 버티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난방비가 상당히 절감된다는 것이다.
김재홍 대표는 어느덧 이달 말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그도 오늘의 결실이 있기까지 무척이나 발품을 팔았다.
손끝바나나 품종을 개발한 미라팜 황상열(58) 대표에게서 특허재배기술을 배우고,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 재배기술 관련 책자를 요청하는 등 바나나 재배술을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했다는 후문이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도 관내 젊은 농부의 새로운 아열대 도전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수확목표는 3~4t 정도로 보고 있지만, 이에 약간 못 미칠 것 같다”며 “올해는 시범적으로 재배했지만 내년부터는 친환경 바나나 대량재배를 통한 친환경 급식 및 직거래 판매 등 여러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농업기술센터 이종일 농업지원과장은 “기후변화가 대두되면서 농업분야도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농업기술센터도 기후변화와 소비성향 변화에 따른 아열대과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안성 = 노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