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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북해, ‘블루오션’인가 ‘레드오션’인가

 

서해(인천 서구)에서 한강을 잇는 경인아라뱃길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 2012년 정식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내륙뱃길이다. 화물과 여객을 아우르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2조7천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은 하지만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현재 계획대비 물동량은 10% 미만이고 여객 이용자는 20% 수준에 그치는 안타까운 처지에 몰려있다. 특히 가장 경제적으로 유혹의 대상이었던 서울 여의도까지 한강 유람선 운항은 ‘환경논란’의 벽에 부딪히면서 제3의 길을 찾느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지구촌 전반에 초대형산불, 기상이변 등이 속출한 한해였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온난화가 주범이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나비효과처럼 지구 전체의 기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해를 직접 ‘접수’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길이 173m 폭 34m의 세계 최대인 쇄빙선(아륵티카)을 취역했다. 핵 연료를 사용하는 아륵티카는 두께 3m 정도의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고 한다. 북극이 온난화로 빙하의 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기 때문에 이 기회에 쇄빙선을 투입하면 365일 상시 북해항로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야심찬 의도다. 만약 북해항로가 열리면 아시아-유럽 사이의 바닷길이, 기존 인도양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길보다 30% 안팎 줄어든다. 러시아로서는 그야말로 ‘북해=블루오션’이 되는 것이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대인 약 3조원에 달하는 선박 관련 계약을 유럽선주와 맺었는데 업계에서는 러시아 LNG프로젝트(아틱LNG2)의 쇄빙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대우조선해양도 러시아 국영기업이 주도하는 2조원대의 LNG쇄빙선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북극해에는 석유와 가스 등 막대한 자원이 매장돼 있다. 뒤늦게 미국과 중국이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북극에 소극적 관심을 보여온 미국이 쇄빙선 확보에 나서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그린란드(덴마크 자치령) 매입 의사를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극해와 영해를 접하지 않은 중국도 ‘일대일로’ 구상에 북해를 포함시키며 본격적으로 발을 담구려 하고 있다. 환경과 경제의 외줄타기에 서 있는 북해, ‘블루오션’인가 ‘레드오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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