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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美 소녀 과학자가 한국 정치권에 배달한 ‘앱’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Time Magazine)가 사상 처음으로 '올해의 어린이'를 선정했다.

 

그 주인공은 미국 콜로라도주 더글라스 카운티의 고교생인 기탄잘리 라오(Gitanjali Rao)로, 15세 소녀 과학자다. 5000명이 넘는 8∼16세 후보들을 제치고 선정된 인도계 미국 소녀 라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실생활 관련 앱과 장치들을 개발했다.

 

2014~2015년 미시간주 플린트에서는 수돗물 납 오염 사건이 발생해 미 전역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당시 10살이었던 그녀는 “이런 문제는 곧 우리세대의 문제로 돌아온다”며 “아무도 하지 않으면 내가 (연구 개발) 할거야”라고 엄마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뒤 탄소나노튜브 센서를 이용해 싸고 간편하게 수돗물에서 납을 검출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유명해졌다.

 

소녀 라오의 능력은 더욱 주목되는 곳으로 발휘됐다. ‘카인들리(kindly)’라는 앱을 개발했는데,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이버 괴롭힘 조짐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청소년이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면 해당 단어와 문구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주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사이버 괴롭힘을 줄이도록 안내한다. 라오는 '카인들리' 앱을 개발한 이유로, "누구나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하려는 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말 실수가 잦았다. 성 논란속에서 치러지는 내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성인지를 집단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해온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해 '빵뜨와네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본의는 그게 아니더라도 말 한마디, 단어 사용 하나가 잘못되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우리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는가.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이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한국 정치인들의 설화(舌禍)는 그 예를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기탄잘리 라오의 ‘카인들리’ 앱이 진짜 필요한 곳은 우리 정치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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