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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의 날 30년 “사장님 나빠요”의 나라

작년 산재 사망 이주민 136명, 4년 전보다 2배 늘어
국내 체류 252만명,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은 저조
‘위험의 이주화’...“코로나19 지원금도 못 받아 삼중고”


1990년 12월 18일 UN에서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기념하며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이 금일로 30주기를 맞았다. 반면 한국은 국내 체류 외국인 252만명 시대에도 여전히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채 '위험의 이주화' 문제를 안는 등, 외국인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한 발걸음이 뒤쳐져있다.

 

“뭡니까 이게? 사장님 나빠요.” 2004년 KBS 코미디 프로그램 ‘폭소클럽’에서 코미디언 정철규는 이주민 노동자의 애환을 유행어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그 한마디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국 이주민 사회에서 불편한 진실로 자리 잡고 있다.

 

이주공동행동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이주민 노동자는 136명에 달한다. 4년 전 71명이던 것보다 배는 늘어난 숫자다.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로 숨진 465명 가운데 42명이 이주노동자다.

 

안타까운 이주민 노동자 사망사고 소식은 경기도에서도 심심찮게 들렸다. 지난 2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재활용 공장에선 31세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분쇄기에 끼어 숨졌으며, 9월엔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한 폐기물 재활용 시설에서 외국인 근로자 2명이 화재로 숨졌다.

 

 

법무부와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2만4656명이다. 2015년 189만9519명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비전문·방문 취업 비자로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는 올해 9월 기준 43만78명이다. 특히 비전문취업(E-9)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는 경기도가 9만7443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법무부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서 본 고용보험 가입 외국인 노동자 비율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33.8% 수준에 그쳤다. 산재보험 가입 외국인 노동자는 65%로 높았으나, 여전히 29.7%는 가입되지 못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8년 故 김용균 산재 사망사건으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안전사고를 당하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주목하게 됐다.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지만 노동자 안전사고 문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도 안전사고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위험의 이주화’로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이주노동자는 산재와 생존 문제 양쪽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 관계자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주 노동자 70%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다보니 안전시설 노후화, 안전교육 미비로 산업안전의 위험이 늘 상존한다”며 “내국인이 꺼리는 제조·건설·농업 쪽 위험한 작업에 이주 노동자가 투입되다 보니 산재발생률도 내국인보다 더 높으며, 산재 사망률도 내국인보다 2배 이상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돌연사·과로사도 많은데 산재 미가입으로 보상도 못 받는 현실”이라 설명했다.

 

이어 “내국인이 고용보험 가입으로 고용유지지원금, 긴급고용안전지원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나, 이주노동자는 가입하지 못해 지원금 지급에서 배제돼있다”며 “결혼·영주권자가 아니다 보니 실직 상황에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등 이중, 삼중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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