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은행 영업시간 단축에 이어 영업점 내 대기고객을 10명으로 제한한다. 방역 강화를 위한 조치지만 일각에서는 내방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금융소외취약계층의 불편이 예상된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8일부터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 대책에 맞춰 '은행 영업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다. 각 은행은 영업점 대기 공간의 고객을 가급적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입장하지 못한 고객을 위해 영업점 출입구 등에 ‘고객대기선’을 표시한다.
객장 안에서는 한 칸 띄워 앉기, 직원과 상담고객 간 거리 2m(최소 1.5m) 등의 지침이 지켜져야 한다.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울 경우 일부 창구를 폐쇄한다.
실제 시행은 개별 은행이 각 영업점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본보가 수원시내 시중은행 10여 곳을 확인한 결과,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시기인 월말‧연말인데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은행 관계자는 “연말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온라인으로 업무를 대신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번화가에 위치한 일부 영업점에서는 길게 줄을 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비 내 대기 줄은 대부분 간격을 맞춰 서도록 유도했으나, 영업점 앞은 별다른 방역지침 없이 붐비기도 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방역이 우선이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고객들은 은행의 조치에 불만을 터뜨리거나 방역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원시 팔달구 우리은행 앞에서 만난 이윤숙(74)씨는 “영업시간도 줄었으면서 창구를 비워놓고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며 “딸과 사위는 휴대폰으로 이용한다는데 우리 같은 노인들은 직접 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모(42)씨는 “어차피 로비나 밖에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월말이라 은행가야 할 일도 많은데 불편하기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라,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 시행했던 영업 조치도 계속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객장 인원 제한 등으로 불편이 있더라도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일상적 은행 업무는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최대한 이용해 달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