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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캐스팅보트는 누구?

대주주·조카 박철완 상무, 27일 주주제안서 제출
특수관계 해소, 이사 교체...경영권 도전 메시지?
2019년 임원 인사...지분싸움 우군에 IS동서 거론
‘캐스팅보트’로 국민연금...박찬구 그룹 장악력 여전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이자 금호석화 대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박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하는 이른바 ‘조카의 난’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는 지난 27일 ‘기존 대표자와의 공동보유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 해소 및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신규보고’란 내용이 담긴 주식보유상황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어 배당 확대, 이사 교체 등의 요구안이 담긴 주주제안서까지 사측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이 퍼지자 재계는 술렁였다. 금호석화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당숙이자 대표 보고자인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공동보유관계를 끊겠다는 것은 사실상 주식 지분을 이용해 박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한다는 메시지로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보유관계란 주식 등을 공동으로 취득 또는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자 금호 창업주인 故 박인천의 4남이다. 박철완 상무는 2남인 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과 박 상무는 이처럼 친인척 관계다. 2010년 故 박인천·박정구 사후 금호그룹의 경영권 분쟁, 이른바 ‘형제의 난’이 일어나자 박철완 상무는 박 회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관계임에도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도전이 어떤 이유인지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여러 추측들 중 지난해 4월 금호석화의 임원 인사가 가장 힘을 얻고 있다. 박철완 상무와 박준경 전무는 동갑으로 2015년 금호석화에 입사해 임원에 올랐다. 근속연수로는 박철완 상무가 14년 8개월을 일해 박준경 전무보다 2년 더 일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임원 인사에서 박준경 전무만 홀로 승진을 해 암묵적인 평행구도가 깨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사가 박 회장이 박준경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단 메시지이자, 최종적으로는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를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박철완 상무는 부친 작고 후 금호석화 주식을 증여받아 전체 지분의 10.00%를 가진 대주주다. 반면 박 회장의 지분은 6.69%뿐이나,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을 각각 7.17%, 0.98%씩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박철완 상무는 상대적으로 박 회장 일가 지분 총합(14.84%)보다 부족한 구도에 놓여있다.

 

하지만 박철완 상무의 지분 싸움에서 우군으로 3~4%를 가진 부산 건설사 IS동서가 거론되고 있다. IS동서 오너 일가와 일부 임원 및 사모펀드(PEF) 등이 금호석화 지분 매입에 약 1000억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IS동서 지분이 박철완 상무와 만날 경우, 박 회장 일가의 14%대까지 견주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캐스팅보트(Casting Vote, 가부 동수로 의결이 나지 않을 경우 승패를 결정하는 제3의 표)’로 국민연금이 거론된다. 국민연금은 금호석화 지분 8.16%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018년 박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형을 확정 받자, 2019년 박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력이 있다.

 

반면 반론도 제기된다. IS동서의 금호석화 지분 매입이 ‘투자 목적’이기에 박창완 상무의 우군으로 등장하는 것은 과대해석이란 평가도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호 형제의 난과 법원 판결에도 나름의 경영 수완으로 박 회장에 대한 주주신임이 두터운 게 조건이 경영권 분쟁시 명분 싸움에서 밀릴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한편 이 같은 경영권 분쟁 조짐은 금호석화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오전 9시 기준 주당 18만8000원 수준이던 금호석화 주식은 경영권 분쟁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28일 당일 최대 27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9일 오전 하락세를 거듭한 끝에 오후 2시 19분 기준 25만2500원으로 반등하고 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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