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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의 아르케] 팬데믹과 과학(적) 저널리즘

 

 

'시사IN'은 지난해 11월 24일 발행된 제688호에서 '뉴욕타임스' 과학전문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팬데믹 저널리즘을 다루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 저널리스트인 칼 짐머는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마주하는 모든 중요한 질문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과학과 연결된다. 만약 과학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할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짐머는 의학전문기자처럼 의사나 과학자일까?

 

짐머는 놀랍게도 과학 전공자가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과학 전문 매체에서 우연히 과학 기사를 담당하게 되면서 과학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짐머는 스스로 공부를 하며 과학자들과 대화하고 기사를 쓰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과학 저널리스트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감염병 전문기자 도널드 맥닐도 대학에서 과학을 공부한 적이 없고, “지금 아는 것의 대부분은 일하면서 배웠다”고 한다. 역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여러 전문가를 만났는데, ‘1년 뒤 미국의 코로나’ 라는 제목의 기사를 쓸 때는 무려 30명이 넘는 전문가를 취재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에는 과학기자가 무려 30명이란다. 한국의 매체들은 어떨까? 코로나를 취재하는 한국의 기자들은 과학 저널리스트일까? 과학 전문기자들은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출입하고, 코로나 19는 사회부에 소속된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이 담당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은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공부하며 보도를 할까?

 

과학의 지식은 비단 과학전문 기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짐머 기자가 강조했듯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모든 중요한 질문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과학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는 기상 전문기자의 영역을 초월한다. 기후위기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정치 · 사회문제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과학 전문기자가 아니라도 취재를 할 때 과학과 연결된 부분을 살피고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적어도 과학이 지향하는 바를 배우는 자세라도 가져야 한다. 과학은 기존 지식을 습득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관측과 실험 등으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여 진실을 발견해내는 방법론을 수반한다. 때론 아인슈타인처럼 새로운 이론으로 뉴턴의 중력이론에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과학자나 기자나 진실을 추구하는 목적은 같다.

 

'뉴욕타임스'에서는 기자가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도하면 해고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한국 언론에서는 매일같이 다반사로 자행되는 일이 아닌가. 내면의 신중하고 깊은 사변도 생략한 채 근거도 없이 경박하게 주장을 남발하는 지식인 기고도 넘쳐난다. 과학에 대한 경시 내지는 무지의 산물이다. '뉴욕타임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일 것이다.

 

기자들은 교양과 수양 차원에서라도 과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과학을 공부하면 비로소 인간과 사회를 알게 되고 겸손해질 것이다. 가짜뉴스와 주장과 추리를 남발하는 습관도 사라질 것이다. 팬데믹은 저널리즘에도 발상의 대전환을 위한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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